<그가 없는 8월이>는 일본 최초의 동성 에이즈 환자로 커밍아웃한 히라타 유카타에 관한 다큐멘터리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에이즈에 대한 편견에 맞서는 히라타의 액티비스트로서의 활동, 1993년 봄에 떠난 여행, 집과 병원을 오가는 일상을 그가 죽고 없는 1994년 8월과 교차시킨다. 그가 없는 8월은 움직임이 사라진 정물화로 묘사되는데 히라타가 좋아했던 감, 그가 쓴 책, 즐겨 사용했던 전화기 같은 정지된 이미지를 매개로 현존과 부재의 이중주를 만들어낸다. 객관적인 기록을 본분으로 하는 다큐멘터리의 불문율을 깨면서 고레에다는 프레임 안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히라타의 삶은 고레에다에게 깊은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연한 태도로 죽음을 맞은 그는 “죽음은 영원한 잠과 같다. 두렵지 않다. 단지 깨지 않을 뿐”이라고 말한다. 호흡기에 의지하던 그의 삶이 끝나기 직전 고레에다는 기록을 멈추고 카메라를 끈다. 삶과 죽음의 관계를 모티프로 한 <원더풀 라이프>의 모태가 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2014년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_장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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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_장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