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 타르, 나는 영화감독이었다> 안에서 우리는 벨라 타르의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영화는 <토리노의 말> 제작현장에서 벨라 타르가 스태프들과 나누는 교감, 수공업적으로 이루어지는 야외 세트의 제작 과정, 영화와 리얼리티의 관계에 대한 철학 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벨라 타르 영화의 음악을 만든 작곡가 겸 배우 비그 미하이, 배우 야노스 데르즈기, 에리카 보크 등이 타르의 삶을 증언한다. ‘영혼의 파트너’인 이들은 타르의 연출 스타일에 대한 생각을 전하는데, 미하이는 영감에 이르기 위해 감내해야 하는 침묵과 기다림을 강조하고, 데르즈기는 타르와의 작업이 ‘미친 사람들의 행진’ 같다고 회고한다. 세상의 광채가 모두 사라져 영화를 그만둘 수밖에 없다는 벨라 타르는 “실제 생활에서와는 달리 영화에서 민주주의는 없다”라고 선언한다.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여, 적은 인원으로, 시간과 공을 들이는 이 위대한 영화 가족의 모습은 무거운 짐을 싣고 가는 ‘토리노의 말’과 기이하게 겹쳐진다. (장병원)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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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