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클리프>는 영국 BBC TV에서 기획한 4부작 TV영화이다. 2014년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어 화제를 일으킨 이 영화는 ‘사우스클리프’라는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대량 학살극을 모티프로 한다. 무감정의 살인자처럼 묘사되는 스티븐 모튼은 왜 무고한 마을 사람 10여 명을 사살하고 부상을 입혔는가. 저널리스트가 된 옛 친구 데이비드는 스티븐의 반사회적 행위에 담긴 동기를 추적한다. ‘슬픔의 아이’가 잔인한 도살자로 변질되는 과정을 묘사하기 위해 서사는 과거와 현재를 효과적으로 오간다. <사우스클리프>는 축축한 냉기가 흐르는 공동체를 장악한 괴이한 공기와 잔학성, 폭력의 발아과정을 참신한 스토리텔링과 흥미진진한 스릴러 장르의 문법으로 요리한다. 표면과 이면이 배치되는 표리부동한 세계의 심부를 파헤친 TV 영화라는 점에서 데이비드 린치의 <트윈 픽스>, 제인 캠피온의 <탑 오브 더 브레이크>와 같은 맥락에 놓을 수 있는 작품이다. 스티븐 역의 숀 해리스, 로리 키니어, 에디 마산 등 베테랑 배우들의 연기도 빛을 발한다. (장병원)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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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