뤼미에르 형제가 촬영한 결혼식 장면이 3D로 복원됐다. 평면을 입체로 만드는 작업의 원리는 인간의 뇌가 양쪽 눈에서 받아들이는 정보의 미세한 차이, 즉 두 눈의 거리를 기반으로 한다. 일반적인 3D 영화들은 이 ‘착시효과’를 이용해 전경과 후경을 뚜렷하게 분리하는 데 주력하는 데 반해, 감독은 의도적으로 포커스가 나간 흐릿한 오래된 푸티지를 이용해 깊이를 교란하고 음각과 양각의 정의를 파괴한다. 하객의 움직임을 여러 시간대로 나눠 그 궤적을 포개는 방식, 즉 큐비즘적인 실험을 통해 몰려오는 하객들 사이의 경계를 끊임없이 지운다. 감독은 오랜 시간을 뤼미에르 아카이브에서 보낸 후, 관객들이 스크린 속 기차를 실제 기차로 착각한 것으로 유명한 기념비적 작품 <기차의 도착> 대신 이 결혼식 푸티지를 선택했다. 인간이 입체를 인지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관객들>을 통해 우리는 카메라의 존재가 신기한 나머지 우리를 정면으로 쳐다보는 19세기 ‘관객들’과 마주할 수 있다. (박홍식)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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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