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실험영화 작가 라야 마틴과 캐나다의 영화비평지 ‘시네마스코프’의 편집장이자 로카르노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인 마크 페란슨이 공동 연출한 <라스트무비>의 초점은 ‘영화의 끝’에 대한 질문이다. 영화의 끝에 도달했다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두 공동 감독은 1971년 데니스 호퍼가 연출한 동명의 영화 <라스트무비>를 레퍼런스 텍스트로 삼았다. 호퍼가 애초에 <라스트무비>를 찍고자 했던 멕시코를 무대로 삼아 그들은 남미의 페허 지대를 떠도는 백인 남자의 혼란스러운 여정이라는 호퍼의 아이디어를 재차 전용한다. <컬러 휠>로 알려진 미국 인디 감독 알렉스 로스 페리가 주인공인 백인 영화감독으로, 그의 가이드로는 니콜라스 페레다의 협력 배우인 가비노 로드리게스가 출연한다. 이 영화는 9대의 카메라와 16미리, 수퍼8미리, HD 디지털, 35미리 등 서로 다른 일곱 가지 촬영 포맷을 사용하였다. 영화의 물질성과 지위, 기교, 동시대성을 순환하는 이 두서없는 로드무비는 영화의 끝에서 시작을 사고하는 존재론적인 사고의 산물이다. (장병원)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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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