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프레드릭 와이즈먼과 같은 방식으로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작가는 드물다. 와이즈먼은 계획된 서사를 거부하고 대상에 대한 즉각적인 접근에 기초한 다이렉트 시네마의 방법론을 포기하지 않는다. 캘리포니아의 재정난과 지원금 감축이 야기한 위기 상황아래서 <버클리에서>는 버클리 대학의 사람들 뿐 아니라 정부 지원을 받아 운용되는 공공 교육의 시스템, 민주적인 의사참여방식, 대학 구성원들의 헌신을 기록한다. 한편으로 영화는 풋볼 게임이나 마라톤 , 온화하게 유지되고 있는 좌파운동의 전통 등을 두루두루 훑는다. <버클리에서>는 오늘날 자본주의가 교육을 재편하는 흐름을 탐구한다. 이 영화가 견지하는 낙관적인 태도는 와이즈먼의 연출 노트에 다음과 같이 피력되어 있다. “영화감독에겐 타인의 실패와 둔감함, 잔인함에 대한 영화를 만드는 것만큼, 지성과 인내심, 선한 의지의 인간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4시간에 달하는 이 장대한 다큐멘터리는 이와 같은 신념의 증거이며, 버클리 커뮤니티가 자신의 위엄을 유지해나가는 방식에 대한 인상적인 기록이다. (장병원)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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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