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턴스>는 데뷔작 <피니스테라에>로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서 타이거상을 수상한 세르히오 카바예로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모든 사람이 텔레파시로 대화하는 세상, 오스트리아인 예술가는 난쟁이 삼인조에게 시베라이에 있는 버려진 발전소에서 ‘디스턴스’를 훔쳐오라는 미션을 내린다. 저마다 내세울만한 초능력을 하나씩 가진 난쟁이 삼인조는 경비원이 지키는 발전소로 잠입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한다. 그들이 손에 넣으려는 ‘디스턴스’는 딱히 실체가 없다는 점에서 일종의 맥거핀으로 볼 수 있다. 타르콥스키의 묵시록적인 SF영화 <스토커>의 영감을 기초로 한 <디스턴스>는 데이비드 린치적인 캐릭터들, 몬티 파이손의 상상력, 루이스 부뉴엘의 초현실주의적 무드를 두서없이 섞는다. 하이브리드의 카오스로 요약할 수 있는 카바예로의 세계는 극단의 부조리함으로 점철되어 있다. 줄거리 요약으로 설명될 수 없는 기이한 상상력, 다양한 상징기호, 황당무계한 블랙 유머를 버무린 작품으로, ‘그로데스크’란 무엇인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장병원)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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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