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오피아에는 남자가 마음에 드는 마을 여성을 납치한 후 결혼까지 할 수 있는 텔레파라는 관습이 있다. 1990년대 에디오피아에서 텔레파로 인한 어떤 사건이 일어나고 이것은 이것은 법정소송으로, 그리고 여성의 인권에 대한 사회운동을까지 번지게 된다. <디프렛>은 이 사건을 다루고 있다.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히루는 총을 든 사내들에게 납치를 당하고 강간까지 당한다. 납치당한 히루는 기회를 엿보다 사내들 몰래 탈출을 시도하고, 그 과정에서 총으로 남자를 살해하고 만다. 하지만 남자의 친구들이 히루를 기소하면서 사건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흐른다. 히루가 당한 납치는 텔레파의 전통에 따른 관습적인 상황으로 인정되고, 히루의 행위는 정당방위가 아니라 살인으로 간주된다. 이때 여성의 인권을 위해 일을 하던 변호사 메아자가 히루를 보호하기 위해 나선다. 그러나 그녀의 행동은 남성중심주의가 만연한 에디오피아 사회에 대한 위협이 되고, 결국 변호사 자격증을 박탈당하는 지경에 이른다. 그러나 절망 속에서도 무너질 수만은 없다. <디프렛>은 희생당하는 여성뿐만 아니라 그 주변의 다양한 여성의 목소리까지 담아낸다. 그리고 그것은 한 사회의 관습과 법을 바꾸는 거대한 변화의 과정이 된다. 에디오피아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전근대적 억압을 바꾸는 현재의 노력을 충실하게 담아낸다. 안젤리나 졸리가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하여 화제가 되기도 한 영화다.
(2014년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_이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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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_이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