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을 둘러싼 법정 드라마의 형태를 취하면서도 강인한 인물들의 대립이 갈등 구조를 만들어내는 힘 있는 범죄드라마의 장르적 특징도 공유하고 있다. 시종일관 긴박하게 진행되는 법정 장면에서 증거와 진실, 진범의 존재와 의문의 목격자가 번갈아 등장하는데, 페이 싱 감독은 등장인물의 입장에 따라 각기 다른 시선으로 사건을 재구성함으로써 마치 세 명의 인물들이 주고받는 시점에 따라 전체의 이야기를 조합할 수 있는 퍼즐의 감각을 지닌 흥미로운 이야기 구조를 만들어 낸다. 다양한 카메라 포지션과 화려한 이미지, 편집에서 비롯된 리듬감이 현재 중국에서 제작되는 상업영화의 첨병을 만난 듯 화려한 스릴을 선사한다. 특히 부감으로 보이는 공간과 인물들의 관계를 통해 재판 과정에서 벌어지는 갈등 뿐 아니라, 증오와 연민, 사랑과 후회에 이르는 다양한 감정까지 담아내고 있다. 또한 노트북과 핸드폰, SNS, TV방송국의 카메라를 넘나들면서 만들어지는 역동적인 추리의 재미와 더불어 삶에서 중요한 깨달음을 주는 메시지도 함께 발견할 수 있다. (박인호/2013년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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