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게이 청년 재즈는 독일인 중년남자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앞두고 있다. 상견례를 위해 필리핀을 찾는 약혼자를 기다리기 위해 공항 앞에 서 있는 재즈는 설레면서도 불안하다. 행여나 그가 오지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이 설렘과 불안감은 <사랑에 빠진 재즈>를 관통하는 감정이다. 재즈의 성정체성과 외국인과의 결혼을 이해한다면 서도 재즈의 가족은 편견을 버리지 않는다. 가족의 형식적인 예의 바름과 재즈의 우유부단함에 약혼자 테오는 지쳐간다. 떨어져있을 때 느꼈던 테오와 재즈의 설레는 사랑의 감정은 현실과 만나면서 관계에 대한 불안함으로 변해간다. 재즈와 테오의 달콤한 사랑의 속삭임으로 시작한 〈사랑에 빠진 재즈〉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점점 그들의 사랑에 대해 의구심을 품게 한다. 재즈가 꿈꾸는 독일에서의 삶은 가난한 필리핀의 삶으로부터의 탈출의 방편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국경을 넘는 사랑이야기의 흐름을 유지하면서 불안한 경제적 계급관계와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조영정/2013년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more
(조영정/2013년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