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렉은 슬로바키아와 모라비아의 경계지대에서 신나치주의자들과 어울려 지내는 10대 소년이다. 늘 겉도는 그에게 진정한 친구는 오직 자신이 기르는 개밖에 없다. 어머니가 집을 나간 후 부모간의 메신저 역할을 하던 그는 감당하기 힘든 비밀을 알게 된 후 돌이킬 수 없는 폭력을 행사하게 된다. 이 영화는 동유럽을 침식하고 있는 신나치주의에 대한 절박한 경고장이다. 집시들에 대한 박해라는 해묵은 사안을 집단에 의한 폭력에 중점을 두는 대신 개인의 사적인 면에서 접근하는 참신함이 돋보인다. 사회적 시선과 내적인 소리의 양측에서 갈팡질팡하는 십대 주인공의 고민은 보는 이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신인감독의 힘은 영화 마지막에 이르러 주인공을 압박하는 혈연이라는 굴레가 극단적인 방식의 탈출구를 찾게 될 때 정점에 이른다. 올해 로테르담영화제 타이거상 수상에 빛나는 뛰어난 첫 장편이다. (이수원)
(2013년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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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