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빈민가를 배경으로 유년의 혼란을 겪는 소년의 이야기. 아홉 살 후니안은 엄마와 함께 베네수엘라 빈민가에 산다. 그는 곱슬거리는 머리가 싫어서 졸업사진을 위해 아이돌스타처럼 펴 보는 등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본다. 늘 냉담한 엄마가 자신을 사랑해주길 바라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이 없자 결국 어떤 결심을 한다. 어린 소년의 성 정체성을 소재로 삼는 이 영화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남미 빈민가의 풍경이다. 영화 초반 앞 건물의 창문들을 가리키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주인공과 그의 친구를 담는 장면은 화려한 색감에 빈곤의 자국이 섞여 들어가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더불어 베이비 시터가 없어서 일자리 유지가 힘든 젊은 어머니의 절박함과 외로움, 그 어머니의 사랑에 목말라하는 아들의 모습 또한 가슴 아픈 풍경이다. 지구 반대편에서부터 왔지만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이 영화는 감독이자 아티스트인 마리아나 론돈의 세 번째 장편 극영화로 올해 산세바스티안영화제 경쟁부문에 초대된 후 부산을 찾는다.
(이수원_2013년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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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원_2013년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