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후아나에서 30년을 일한 라파엘과 리디아는 은퇴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라파엘은 과거 행정상의 실수로 문서가 누락되어 퇴직연금 부적격자로 판정받는 부당한 대우에 직면하고, 리디아는 자신이 헌신을 다해 돌본 장애인 고용주가 전 재산을 개에게 물려주겠다는 황당무계한 통보를 접한다. 그들은 매우 조용한 반격에 착수한다. 이 첫 장편은 동시대 멕시코 사회를 지배하는 노동자 착취와 불평등의 문제를 남미 특유의 정적인 분위기 속에 코믹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특히 바닷가 벽의 한쪽과 나머지 반대쪽을 각각 영화의 첫 시퀀스와 마지막 시퀀스로 배치하여 멕시코가 당면한 현실을 수미쌍관으로 연출한 아이디어는 주목할 만하다. 갈라져 살아야 하는 중남미인들의 처지, 그리고 이 지역 영화들에서 자주 발견되는 백인과 본토인 사이의 식민적 주종관계가 전면에 배치된다. 올해 베를린 파노라마에 소개된 수작으로 신인감독의 첫 장편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완성도가 돋보인다.
(2013년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이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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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이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