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은 상대방이 모르면 비밀 아니야. 그건 세상에 없었던 일이지...”
현명, 성필, 두용, 건우는 10대 마지막 겨울 방학과 성필의 여동생 경미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그들의 아지트인 '못'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한다. 늦은 밤 파티가 무르익어갈 무렵 건우와 경미는 잠깐 마을에 다녀오기로 한다. 한참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은 두 사람. 결국 아이들은 그들을 찾아 나서고 잠시 후 마을 어귀에서 건우의 부서진 오토바이와 경미의 싸늘한 시신을 목격하게 된다.사건 이후 건우는 실종되고, 나머지 세 친구들 역시 졸업과 함께 뿔뿔이 흩어진다. 4년 뒤 고향으로 돌아온 현명은 성필, 두용과 우연히 재회하게 되고, 잊고 싶었던 그날의 진실들과 다시 마주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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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 성필, 두용, 건우는 10대 마지막 겨울 방학과 성필의 여동생 경미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그들의 아지트인 '못'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한다. 늦은 밤 파티가 무르익어갈 무렵 건우와 경미는 잠깐 마을에 다녀오기로 한다. 한참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은 두 사람. 결국 아이들은 그들을 찾아 나서고 잠시 후 마을 어귀에서 건우의 부서진 오토바이와 경미의 싸늘한 시신을 목격하게 된다.사건 이후 건우는 실종되고, 나머지 세 친구들 역시 졸업과 함께 뿔뿔이 흩어진다. 4년 뒤 고향으로 돌아온 현명은 성필, 두용과 우연히 재회하게 되고, 잊고 싶었던 그날의 진실들과 다시 마주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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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비밀과 거짓]
<파수꾼><한공주>의 명성을 뛰어넘을 웰메이드 독립영화의 탄생!
하나의 비밀과 거짓으로 연결된 네 친구들의 이야기
영화 <못>은 영원히 함께 할 것만 같았던 네 명의 친구들이 하나의 사건을 겪고 각자의 가슴에 말 못할 비밀을 안은 채 살아가다 결국 파국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신중하며 생각이 깊은 현명, 항상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성필, 착하지만 우유부단한 두용, 항상 누구에게나 친절하지만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하는 건우. 각자 서로 공통적인 모습이 아닌 전혀 다른 지점에서 얽혀가는 그들의 모습을 밀도 있는 시나리오를 통해 완만하면서도 폭발적인 호흡을 담아내고 있다. 영화 속에 “비밀은 상대방이 모르면 비밀 아니야, 그건 세상에 없었던 일이지…”라는 대사가 등장한다. 이 말은 평소 서호빈 감독의 입버릇이기도 하다. 서 감독은 “내가 가지고 있는 비밀을 이 세상 그 어떤 누구도 알지 못한다면 그것을 비밀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생각해 봤다. 비밀은 나 자신을 제외한 누군가가 알고 있거나, 세상에 드러났을 때 비로써 완성되고 비밀이라고 부를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다. 거짓말 역시 비밀과 같은 맥락 안에 있다. 비밀과 거짓말, 이 단순한 두 개의 단어가 인간관계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하고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영화에서 현명은 본인의 비밀과 거짓말을 세상에 없었던 일로 만들길 원했지만, 결국 그의 비밀과 거짓말은 본인의 것 만이 아닌 성필과 두용의 것이기도 했다. 이로써 비밀이 비밀로, 거짓말이 거짓말로 성립되게 되었고, 그 순간 그들의 삶은 되돌릴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이처럼 비밀과 거짓이라는 익숙한 주제를 기존의 영화적 해석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재해석하며 우리에게 신선한 물음과 충격을 안겨주는 영화 <못>은 이 시대를 향한 강렬하고도 묵직한 메시지와 폭발적인 영화의 힘으로 관객과 평단을 단숨에 사로잡았던 <파수꾼><한공주>의 명성을 뛰어넘을 작품으로 주목받으며 2014년 올해의 마지막을 장식할 웰메이드 독립영화로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About Movie
[02. 청춘과 죄의식]
그들은 용서받을 자격이 있는가? 우리는 용서할 자격이 있는가?
철저한 방관자의 시선으로 캐릭터에 다가서는 작품
<못>은 모든 것이 서툴기만 했던 청춘들이 작은 실수와 거짓을 반복하던 어느 날, 본인들이 감당할 수 없는 비극을 양산하게 되고, 그 비극이 그들의 인생을 파국으로 몰고하는 과정을 그린 슬픔과 잔인함이 공존하는 파격적인 작품이다. 기존의 죄의식을 주제로 한 영화들 대부분이 주인공들이 우발적, 혹은 계획적인 잘못을 저지른 이후 이에 대해 죄책감에 괴로워하다 결국 용서의 과정을 통해 치유를 받게 되는 모습으로 귀결되거나 부도덕하고 모순적인 상황 속에서 결국 주인공인 죽음을 맞이하는 하는 형식으로 해결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서호빈 감독은 “기존의 영화들에게 잘못을 저지른 주인공들을 주인공이기 때문에, 영화이기 때문에, 결말이기 때문에 너무 쉽게 용서하고 구원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라고 말한다. <못>은 바로 이러한 기존 영화의 답습에 반하는 서사구조를 선택했다. 영화 <못>은 현명과 성필, 두용의 잘못은 결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용서받을 수 없는 지점이며, 법적인 심판을 받는다고 해도 반드시 평생을 죄책감에 살아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말한다. 그렇지 않고 그 모든 것을 잊고 없던 일처럼 살아간다면 그것은 인간이 아닌 악마나 짐승이나 다름없다고 말이다. 서 감독은 관객들이 등장인물들에게 감정을 이입하거나 이해를 하게 만들 수 있는 장면들을 일부러 완벽히 배제시키기 위한 장치들을 영화 속에 마련해두고, 관객들이 캐릭터들과 일정한 거리를 둔 채 그저 가혹한 상황에 부닥친 젊은 청춘들을 방관자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주인공들에 대한 이해와 구원은 바라지 않는다. 그는 “<못>의 주인공들을 통해 우리는 어떤 면을 가졌는지, 어떤 선택을 하고 살아가는지, 우리가 사람들과 맺고 있는 관계와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들, 거짓과 비밀들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고 비교할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About Movie
[03.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기브 앤 테이크, 모든 관계는 이윤 관계로 성립된다
그것이 잔인한 생각이라 할지라도
영화 <못>은 현명이라는 캐릭터를 주축으로 모든 관계가 성립하고 있다. 우선, 성필은 잘 나가는 친구지만 현명의 유복한 환경과 지적인 면에 압도되어 그를 함부로 다루지 않는다. 심지어 자신의 여동생인 경미와 현명이 잘 되기를 바란다. 반면, 현명에게 두용은 그렇게 중요한 존재가 아니지만 성필이 데리고 다니는 친구이기에 그들은 같이 어울린다. 또한, 성필에게 건우는 매일 약속을 지키지 않고 현명이 유난히도 건우를 챙기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현명 때문에 건우와도 어울릴 수밖에 없다. 건우 역시 두용과 어울릴 일은 없지만, 현명과 성필 때문에 어울리게 되는 것이다. 마냥 좋은 사이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이러한 이윤 관계가 은연중에 개입되어 있다. 이러한 이윤 관계가 입 밖으로 드러날 때 실제 삶이 불편해지기 때문에, 우리는 암묵적으로 우정이나 사랑 같은 단어로 대치해 관계를 이어간다. 서호빈 감독은 “친구들의 관계 역시 순수한 우정을 통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서로 기브 앤 테이크라는 것. 한 친구를 통해서 상대방은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도움을 받게 되고 또한, 그 친구 역시 상대방을 통해 무언가 도움이나 위로를 받게 된다. 혹은 그것이 자기만족일지라도. 만약, 어느 한쪽이 이러한 보상이 전혀 없다면, 혹은 없다고 판단하게 된다면 그 관계는 더 이상 성립되지 않는다. 그것이 조금은 잔인한 생각이라고 이야기할지라도, 우리는 사실 그 사실들을 모두 알고 있다. 영화 <못>은 영원히 함께 할 것만 같았던 네 명의 친구들의 관계성이 하나의 사건을 통해 어떻게 변화되고 파괴되어가는가를 낱낱이 보여주는 작품이다.
Hot Issue
01.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 ACF 지원작!
<한공주><족구왕>과 함께 관객과 평단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화제작!
2014년 한국 독립영화계의 가장 큰 화제작은 단연 <한공주>와 <족구왕>이었다. ‘올해 가장 빛나는 발견’이라는 수식과 함께 배우 천우희의 이름을 강렬히 인식시킨 이수진 감독의 <한공주>는 22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신선한 파장을 일으켰고, ‘청춘영화 끝판왕’으로 뜨거운 입소문을 이어온 우문기 감독의 <족구왕> 역시 4만 5천여 관객을 동원하며 선전했다. 이 두 작품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선택한 웰메이드 독립영화라는 점이다. <한공주><족구왕>과 함께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또 한편의 작품이 곧 관객들과 만난다. 바로 영화 <못>이 그 주인공! 웰메이드 독립영화의 새로운 기준이 되어 줄 영화 <못>은 지난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 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 공식 초청됨과 더불어 아시아영화펀드(ACF) 지원작으로 선정되었던 화제작이다.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미리 <못>을 접한 관객들은 “올해 가장 좋은 독립영화 중 하나인 것 같네요. 한국 독립영화의 저력을 영화 <못>서 보았습니다”(네이버_minh****), “끝까지 관객의 감정선을 놓지 않은 배우들의 연기, 연출, 촬영. 영화는 예술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멋진 작품입니다.”(네이버_hdtv****), “’못’이 갖는 사전적 의미와 젊은 청춘들의 이미지를 비교하면서 봤는데요, 닮은 데가 있더라고요. 개봉하면 다시 한번 보고 싶습니다”(네이버_musi****), “독립영화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앞으로 찾아서 보고싶어지네요~ 성필역 연기하신 분 멋있어요!!”(네이버_pige****), “이 사람들 기대된다!”(네이버_kkan) 등 강력 추천하였으며, 개봉 전부터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는 영화 평점 9점 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흠잡을 곳 없는 치밀한 연출력과 돋보이는 미장센으로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당시 이수진 감독의 <한공주>, 우문기 감독의 <족구왕>과 함께 관객과 평단의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영화 <못>이 이들의 흥행을 이어받아 어떠한 결과를 보여줄지 그 행보에 기대가 쏠리고 있다.
Hot Issue
02.
“저예산 영화의 한계를 뛰어넘는 의미 있는 작품이 될 것”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2> 양정훈 촬영감독-추경엽 조명감독 콤비의
클래스가 다른 영상 미학에 주목!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다카국제영화제, 뿌네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서 연이은 러브콜을 받으며 화제를 이어온 영화 <못>이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공개된 이후 강렬하고도 독특한 이미지로 시선을 사로잡으며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가운데,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2>의 양정훈 촬영감독과 추경엽 조명감독 콤비가 참여한 작품인 것이 알려지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양정훈 촬영감독은 4.3사건을 빼어난 흑백 영상으로 예술적인 작품으로 탄생시킨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작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2>를 비롯해 <하늘의 황금마차>의 촬영감독으로 지난 제1회 들꽃영화상에서 촬영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한, 추경엽 조명감독은 양정훈 촬영감독과 함께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2><하늘의 황금마차>에 참여한 것은 물론,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인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와 장률 감독의 영화 <경주> 등을 만들어낸 국내 최고의 조명감독으로 손꼽힌다. 1억 미만의 저예산 영화에서의 표현의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많은 영화가 예산상 문제에 부딪혀 기술적인 퀄리티나 처음 시나리오를 쓸 때의 연출의 욕심들은 하나씩 내려놓게 되기 마련이다. 서호빈 감독은 “디지털 시네마가 보편화되고 독립 영화의 예산이 일정 부분 비슷해지면서 대다수의 한국 독립 영화들이 서로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예산의 한계 때문에 기술적인 퀄리티를 포기한다면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너무 뻔해질 것 같았다.”라고 말한다. 서호빈 감독과 양정훈 촬영감독, 추경엽 조명감독이 합의한 지점은 바로 ‘우리 영화에서만 느낄 수 있는 화면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현장에서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희생해야만 하는 부분들 역시 많았지만, 스탭들과의 협업과 이해로 작품을 완성시킬 수 있었다. 그 결과 영화 <못>은 현장에서 만들어낸 빛과 후반 작업에서 만들어낸 가공의 빛의 차이를 극명하게 경험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게 되었다.
Hot Issue
03.
호효훈-강봉성-이바울-변준석!
한국 영화계의 주목해야 할 보석 같은 배우 4인방!
제일 먼저 캐스팅이 확정된 인물은 ‘성필’이다. 수백 개의 프로필이 제작사에 도착했지만, 오직 프로필만으로 뽑은 배우는 유일하게 성필 역의 ‘강봉성’ 배우였다. <못>을 찍기 전에 단편 영화에 몇 차례 출연한 것이 전부였지만, 서호빈 감독은 그의 눈빛을 보고 단번에 일 순위로 캐스팅을 확정짓는데 망설임이 없었다고 회상한다. <못>의 촬영을 마치고 1년 10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가장 크게 성장한 배우 역시 ‘강봉성’이다. 올 한 해만 해도 김경묵 감독의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 우문기 감독의 <족구왕>에 이어 <못>까지 총 세 편의 영화가 스크린에 정식 공개되었다. 특히, <족구왕>의 일명 ‘다시마남’으로 관객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며 큰 사랑을 받음과 동시에 충무로의 ‘대세 배우’로 떠오른 그는 이번 작품을 통 <족구왕>과는 180도 다른 매력의 강렬한 감정연기로 스크린을 압도할 예정이다. ‘두용’ 역의 ‘이바울’은 베니스국제영화제를 비롯해 로테르담, 밴쿠버국제영화제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된 김경묵 감독의 <줄탁동시>(2011)로 단번에 독립영화계의 별로 떠올랐으며,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2014), <들꽃>(2014) 등 꾸준히 연기자로서의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는 배우로 서호빈 감독은 그의 건강한 에너지와 성실함에 반해 캐스팅을 확정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건우’ 역의 ‘변준석’ 배우에 대해 서호빈 감독은 첫 미팅에서 바로 캐스팅을 확정지을 만큼 매우 매력적인 배우라고 설명한다. 오디션에 20분이나 늦었음에도 그가 테이블에 앉자마자 ‘건우’ 역은 이 친구가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눈빛이 매우 예뻤고, 상상하던 건우의 이미지 그대로였다. 변준석은 공포영화 <귀>(2010)를 통해 데뷔한 이후 <화려한 외출>(2013),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2014), <스피드>(2014)까지 독립영화와 상업영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가파른 성장가도를 보이고 있는 배우다. ‘현명’ 역의 ‘호효훈’은 영화 <못>을 통해 발견하게 될 원석 같은 배우다. 크랭크인 1주일 전에 전격 캐스팅된 호효훈은 누구보다 성실하게 진지한 태도로 1회차 촬영만에 모든 스탭들을 만족시킨 장본인이다. 서호빈 감독은 그의 듬직함이 영화를 끝까지 완성하게 하는 동력 중 일부분이었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영화계에서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지만 연극 [갈매기][한씨연대기]를 비롯해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문리버] 등 무대에서 꾸준히 연기를 해 온 실력파다. 이번 작품을 통해 충무로의 새로운 블루칩으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Production Note
01.
‘못’이라는 공간을 기점으로 시작된 시나리오
첫 번째 장편이었기에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서호빈 감독은 마음에 드는, 실제로 전재하는 특정 공간이 정해져야만 시나리오를 쓰는 방법을 고수해왔고, 이번 작업 역시 우선 공간을 선정하고 난 뒤 시나리오 작업이 시작되었다. ‘못’은 경주 출신인 서호빈 감독에게 있어서 유년기에 중요한 공간이었다. 경주의 ‘못’들은 신라시대 때부터 있었고, 삼국사기에도 나오는 유명한 곳이 많았다. 그렇게 오래된 ‘못’이란 곳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찰나에 10대와 20대 초반까지 항상 고민했던 친구에 관란 이야기를 하고 싶어졌다. 개인적인 경험들과 쌓여있던 정서를 통해 인간관계의 냉소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관계의 불신 같은 걸로 이야기에 살을 붙여갔다. 못은 비밀스럽고 은밀하고, 깊이를 가늠할 수 없고, 어떨 땐 동물의 사체가 떠다니거나, 가뭄에 바닥을 보이거나, 넘치거나,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이는 등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주며 의미를 담기에 적합하여 자연스럽게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결합되어 갔다. 서호빈 감독에게 유년시절 ‘못’에 대한 기억은 아무도 찾지 않는, 밤이 되면 불빛 하나 없는 암흑의 공간으로 그가 친구들과 함께 자유로워질 수 있는 최고의 공간이자 아지트였다. 서 감독은 스물셋이 될 무렵 어떠한 일들로 인해 초중고를 함께 다닌 대부분의 친한 친구들과 절교를 하게 된다. 그 사건 이후로 그는 지금까지 우정이라는 것, 즉 인간 사이의 감정과 관계 같은 것들에 회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고 고백한다. 그는 “가장 힘들었고 이해할 수 없었던 20대의 개인적인 사건과 사람을 이해하는 방법을 알고 싶었기에 ‘못’을 만들었다.”고 이야기한다. 서호빈 감독은 이렇듯 본인이 유년시절을 보냈던 가장 아름다운 장소인 ‘못’과 20대, 가장 힘들었던 시절의 기억을 결합시켜 영화 <못>을 탄생시켰다.
Production Note
02.
생과 사를 넘나든 한겨울 ‘못’에서의 촬영기
날은 추웠고, 비가 내리기도 했다. 바람은 세차게 불어 조명기를 세워두면 쓰러졌고, 발은 진흙 때문에 늘 젖어있었다. 현장에 세워둔 천막에서 모두가 모여서 식사를 해결했지만, 시린 겨울 바람이 온 몸을 관통하던 2월 다같이 덜덜 떨면서 열심히 찍었다. 그나마 ‘못’ 밖에서의 촬영은 견딜만 했다. 하지만, 성필과 건우가 못에 들어가는 씬을 찍을 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다. 휴대용 난로와 뜨거운 물, 담요 등으로 만발의 준비를 했지만, 그래도 많은 걱정이 앞섰다. 촬영이 시작되고 아니나 다를까, 배우들이 한 번 물에 들어가면 경련을 일으킬 정도로 고통스러워했다. 성필의 경우는 알몸으로 들어가는데 한 테이크를 찍고 거의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고, 촬영을 재빨리 마친 후 차로 후송을 보내야만 했다. 건우는 그보다 날씨가 풀린 후반부에 촬영을 했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배우들의 의지와 감독의 의사와 상관없이 사고의 위험 때문에 결국 물에 들어가는 장면은 대부분 한 테이크만 찍은 유일한 컷들이었다. 영화에서는 통편집 되었지만, 서호빈 감독 역시 ‘못’에 들어갔다. 건우가 물에서 허우적거리는 장면을 멀리서 찍어야 하는데, 한 번 더 물에 들어가라고 부탁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스탭들 몰래 촬영 감독님과 상의 후 앵글을 잡고 위치 확인을 하고 알몸으로 ‘못’에 들어가 허우적거리는 연기를 했다. 하지만, 결국 그 장면은 영화에 사용할 수 없게 되었고, 따뜻한 초여름 보충 촬영을 통해 변준석 배우가 직접 다시 연기를 해서 완성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