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는 외할아버지의 사망소식을 들은 후 외할머니가 살고 있는 시골마을로 떠난다. 똑똑하지만 인간관계가 서툰 ‘차도녀’인 그녀는 그곳에서 자신이 알지 못했던 삶의 면면을 발견한다. 가정의 의미와 사랑의 설레임, 소소한 기쁨에 대해 알아간다. <홈>은 세대를 초월한 우정과 사랑, 그리고 소박한 삶의 즐거움을 설파하는 다정한 영화다. 내성적이고 비사회적인 여성이 자신의 틀을 깨고 보다 깊은 인생의 묘미를 발견해가는 모습이 그 중심축을 이룬다. 도시를 떠나 시골에 체류하게 된 지식인층의 변화라는 소재는 평범하기 이를 데 없지만, 곳곳에 놓인 섬세한 장치들이 생성해내는 인간미 넘치는 세계는 그 긍정의 힘으로 흡인력을 담보한다. 더불어 첫 시퀀스에서부터 감지되는 감독의 위트는 영화 내내 지속적인 활기와 개성을 불어넣는데 일조한다. 대사보다는 인물들의 행위를 통해 나이를 초월한 우정, 가족의 화합, 사랑의 발견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향해 나아가는 단순하지만 따뜻한 이야기이다.
(이수원_2013년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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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원_2013년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