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는 거리에서 노래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버스커’들이 7천명에 이른다. 영화는 이 중 세 사람의 삶을 따라간다. 다리 밑에 거처를 마련하고 살아가는 티티, 사랑을 찾아 가정을 꾸리고 싶은 호 그리고 더 나은 삶을 꿈꾸며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보니가 그들이다. 다니엘 지브 감독은 5년간 이들의 삶을 따라가며 화려한 도시 자카르타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낸다. 그러나 이들이 풀어놓는 이야기는 절망보다는 희망이 감돈다. 홍수에 떠내려간 다리 밑 보금자리도 마음먹기에 따라 고급호텔이 되고, 맞선자리에서 만난 여자는 달콤한 미래를 꿈꾸게 한다. 이들은 흔들리는 버스에서 삶의 고단함과 희망을 노래한다. 때로는 구슬프게 때로는 흥겹게 흐르는 이들의 노래의 배경에는 활기찬 듯 흘러가는 도시와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피곤한 모습이 겹쳐진다. 오랜 기간의 촬영이 가져온 인물들과의 친밀함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드라마의 힘이 돋보인다.
(조영정/2013년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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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정/2013년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