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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그랜트의 어떤 하루

Fruitvale station Fruitvale station

2013 미국 15세이상관람가

드라마 상영시간 : 85분

개봉일 : 2014-01-16 누적관객 : 3,663명

감독 : 라이언 쿠글러

출연 : 마이클 B. 조던(오스카) 옥타비아 스펜서(완다) more

  • 씨네216.00
  • 네티즌7.80
2008년 12월 31일, 삶이 순탄치 않았던 22살의 오스카가 달라질 것을 결심한 그날 밤, 여자친구의 바람대로 시내에 나가 신년맞이 불꽃놀이를 보러 간다. 그러나 새해가 막 시작된 1월 1일 새벽, 오스카와 그의 가족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사건이 기다리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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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1)

전문가 별점 (3명참여)

  • 6
    박평식차라리 악몽이었다면
  • 7
    이용철내일을 살기 위해선 불의에 맞서라
  • 5
    장영엽누가 오스카 그랜트를 살해했는가
제작 노트
[ABOUT MOVIE 1]
새해에는 더 나은 남편, 아빠, 아들이고 싶었던 한 남자,
운명을 바꾼 돌이킬 수 없는 선택
누구에게나 되돌리고 싶은 순간이 있다!

2008년 12월 3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오스카 그랜트라는 22살의 청년은 새해를 맞아 프로포즈를 결심하던 참이었다. <오스카 그랜트의 어떤 하루>는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의 재구성이기 이전에, 누구에게나 일어날 법한 돌이킬 수 없는 운명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카메라는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오스카가 한 가정의 가장이자, 아들로서 살아가는 평범한 하루를 오랜 시간 공들여서, 그러나 약간의 거리를 두고 따라다닌다. 그럴수록 관객들과 오스카의 거리는 오히려 밀접해서 마치 <트루먼 쇼>(1998)에서 그랬듯 우리 역시 그의 삶 속에 포함된 듯한 기분을 안겨준다. 그렇게 감독이 그 사건 이외에 채워 넣은 ‘어떤 하루’에는 수많은 우연들이 가득하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무수한 선택들이 하나씩 쌓여 오스카를 그날 그곳으로 밀어 넣고야 만다. 만약 오스카가 마트에서 처음 본 케이티에게 친절을 베풀지 않았다면, 소피나가 불꽃놀이를 보러 가자 하지 않았다면, 타티아나가 더욱 강하게 만류했다면, 완다가 지하철을 권하지 않았더라면, 케이티가 지하철에서 오스카를 부르지 않았더라면. 혹은 이 모든 것을 거슬러 올라가 오스카가 애초에 감옥에 가지 않았더라면. 그랬다면 오스카는 그날 프로포즈에 성공하고 번듯한 가장이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기어이 이르고 만다. 그리고 고작 22살의 그에겐 변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시간도 있었다. 무엇보다 오스카가 그날 따라 유달리 더 베풀었던 호의가 오히려 자신에게 칼날이 되어 돌아왔다는 점은 너무나 아이러니하다. 하루 동안 일어나는 사건을 다룬 영화는 많다. 그러나 가장 일상적인 순간이 빚어낸 서늘한 운명과 이에 따른 불안함을 포착한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은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뛰어나다. 또한 매 순간 밀도 높은 긴장감과 함께 오스카 그랜트의 마지막 하루 안에 훌륭한 서스펜스를 담아낸다. 특히나 <돌이킬 수 없는>(2002)을 연상케 하는 플래시백 기법은 돌이킬 수 없는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은 현재의 운명을 더욱 극적으로 보여준다. 이렇듯 담담한 일상과 대조되어 더욱 폭발적인 엔딩장면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좀처럼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고 강렬한 충격을 전하며 잔잔하지만 오랜 파장이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긴다.


[ABOUT MOVIE 2]
관계의 부재, 두려움이 낳은 비극
사회 안에서 무력할 수밖에 없었던 개인의 역사
감독의 돌직구 “당신도 오스카 그랜트가 될 수 있다”

오스카 그랜트는 객관적으로 훌륭하고 좋은 사람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사건 발생 후 재판에서 오스카가 인생에 단 한번도 나쁜 행동을 한 적 없는 성직자나 죗값을 치른 괴물로 양분화 되어 비춰지는 과정을 지켜보며 감독은 그 사람의 인간적인 부분이 지워져 있다고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감독은 질문을 바꿔보기로 한다. 개인의 삶은 사회 안에서 이토록 무력해질 수밖에 없느냐는 것이다. 이는 영화가 사건 자체보다는 오스카 그랜트의 22년의 삶이 녹아있는 하루의 여정을 되살려 놓았던 의미와도 맞닿아 있다. 이 사건은 단순히 개인에게 일어난 운이 나빴던 사건으로도, 커다란 구조의 문제라고도 단언할 수 없는 더 복합적인 담론을 안고 있다. 그 안에는 세계적으로 도시화, 자본화, 개인화 되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 앞에서 개인과 사회의 관계, 개인과 개인의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의 부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서로를 알지 못한 채 수많은 타인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현대사회에서는 모르는 상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폭력과 또 다른 공포를 만든다. 오스카에게 총을 쏜 경찰 역시 오스카 무리의 격한 반항에, ‘흑인’에 대한 특정이미지가 더해져 그들을 순간 공포의 대상으로 전락시켰을 수 있다. 공동체적인 인식 안에서 관계를 맺고 있다면 서로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에 가려져있던 ‘사실’(Fact) 그 자체가 보인다. 그러나 사건이 일어났던 5년 전과 다름없는 지금, “오스카가 나 자신이 될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는 감독의 말처럼 그에게 향했던 화살이 언제 나에게 날아와도 이상할 것이 없다. 5년 전 미국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이 현재 우리에게도 유효한 이유다. 이처럼 개인의 역사를 지키려는 노력은 결국 사회를 이루고 있는 개인들의 몫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오스카 그랜트의 어떤 하루>는 최소한의 언어로, 보다 묵직하게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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