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드레이어의 <잔 다르크의 수난>이 고문받는 잔 다르크의 얼굴을 클로즈업으로 보여줌으로써 그녀의 영혼을 드러내려 했다면 브레송이 그녀에게 다가가는 방식은 좀더 냉철하고 침착하다. 여기서 브레송은 잔 다르크 재판의 실제 기록에 전적으로 매달리고 있어, 그 외의 다른 드라마는 거의 없는 형편이다. 그는 재판 도중 답변하는 잔 다르크의 미디엄숏과 심문자와 재판장에서의 다른 사람들을 담은 중립적인 숏들을 서로 병치하는 것으로 대부분을 채우고 있다. 시각적 다양성을 거의 허용하지 않은 이 스타일은 브레송 영화 중에서도 가장 미니멀리즘적이다. 고다르는 1962년 최고의 영화라고 했고, 타르코프스키가 삶을 바꿀 만한 영향을 준 작품으로 꼽았다. - 씨네21 2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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