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대 파리, 장은 자신의 연인 헬렌에게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고 고백하고 헤어지려 하자 헬렌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는다. 분노와 모멸감을 견디며, 앞으로는 서로 친구로 지내자는 장의 말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속으로는 그에게 어떻게 복수할 것인가를 계획하며 기회를 엿보다 장의 새로운 연인 아그네스를 이용하기로 한다. 그들에게 웃음을 띠고 다가간 헬렌은 이들을 파멸시키기 위해 혈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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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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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니크 수녀원에 들어간 한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브레송의 첫 장편 <죄악의 천사>가 종교에 관한 영화라면, 이 영화는 정념, 애욕, 질투와 그로 인한 번민과 복수가 드라마를 추동하는 매우 세속적인 영화다. 게다가 그의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남용되는 음악, 근사한 카메라 이동과 수려한 촬영으로 수놓아진 장식적 스타일은 확실히 이 영화를 브레송 이전의 멜로드라마 통속극으로 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 증오에 대한 사랑의 승리라는 우화 속에서 브레송은 속죄와 구원이라는 자신의 문제와 고투하며 내핍과 절제, 그리고 추상화에의 지향으로 정의되는 엄격한 형식감각을 선보인다. - 씨네21 231호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