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이 파괴됐다가 다시 화해하는 과정을 그린, 중국 6세대 감독 선두주자 장위안의 신작이다. 엄마와 아버지가 재혼함으로써 자매가 된 리우리와 샤오훙은 서로 질투와 경쟁심으로 불타오른다. 사소한 일로 다투다가 리우리는 샤오훙을 죽이게 돼 감옥에서 17년을 보낸다. 올해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을 받았다. / 한겨레 199910008
# 1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던 장위엔에게 부산은 감동을 줬다. 월드 프리미어를 가진 그의 (동궁서궁)은 부산관객들의 열광적인 환대를 받았다. 그리고 다시 장위엔은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을 받은 신작 (17년 후)로 다시 부산을 찾는다. 매 작품 힘겹게 만드는 언더그라운드 감독이라는 중국 내에서의 위상은 변화가 없지만 장위엔은 이제 최소한 신작의 제작비 걱정을 크게 하지 않아도 되는 자리에 올라섰다. 이탈리아의 베네통 문화재단의 도움을 얻어 제작한 (17년 후)는 장위엔도 이제 고사직전의 중국영화산업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힘이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그의 작품세계가 달라진 것은 아니다.
(17년 후)는 중국 현실을 비판적 사실주의의 각도로 바라보는 장위엔 영화세계의 상궤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각자 딸을 지닌 상태에서 재혼한 부부의 적의에 찬 일상을 보여주면서 시작하는 이 영화는 매 순간이 지옥인 이 불행한 가족에게 닥친 끔찍한 사건, 우발적인 사고로 어머니의 딸 유가 아버지의 딸 타오를 죽이는 일이 발생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비극적인 호흡으로 빠져든다. 그때 유의 나이는 17살. 그리고 17년 후 새해 명절을 맞아 유는 일주일간의 휴가를 받지만 선뜻 고향으로 가지 못한다. (17년 후)는 (아들들) (동궁서궁)의 영화에서 익히 봤던 장위엔 특유의 긴장감을 주는 스타일로 화면을 압도한다. 영화 중반까지 가족의 일상이 벌어지는 무심한 풍경에서도 뭔가 금방 일어날 듯한 긴장과 공포를 전해주는데 가족관계에서 안착할 곳을 찾지 못한 인간관계의 비극을 잡아낸다. 장위엔은 "중국에서는 현재 코미디가 유행이다. 나는 과거와 오늘 중국사람들을 사로잡고 있는 슬픈 삶의 이면을 보여주고 싶었다. (17년 후)는 내가 만든 최초의 본격적인 드라마"라고 말했다. (17년 후)는 비극이면서 동시에 대단원에 멜로드라마적 감성을 끼워 넣은 드라마이기도 하다. / 씨네21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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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던 장위엔에게 부산은 감동을 줬다. 월드 프리미어를 가진 그의 (동궁서궁)은 부산관객들의 열광적인 환대를 받았다. 그리고 다시 장위엔은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을 받은 신작 (17년 후)로 다시 부산을 찾는다. 매 작품 힘겹게 만드는 언더그라운드 감독이라는 중국 내에서의 위상은 변화가 없지만 장위엔은 이제 최소한 신작의 제작비 걱정을 크게 하지 않아도 되는 자리에 올라섰다. 이탈리아의 베네통 문화재단의 도움을 얻어 제작한 (17년 후)는 장위엔도 이제 고사직전의 중국영화산업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힘이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그의 작품세계가 달라진 것은 아니다.
(17년 후)는 중국 현실을 비판적 사실주의의 각도로 바라보는 장위엔 영화세계의 상궤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각자 딸을 지닌 상태에서 재혼한 부부의 적의에 찬 일상을 보여주면서 시작하는 이 영화는 매 순간이 지옥인 이 불행한 가족에게 닥친 끔찍한 사건, 우발적인 사고로 어머니의 딸 유가 아버지의 딸 타오를 죽이는 일이 발생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비극적인 호흡으로 빠져든다. 그때 유의 나이는 17살. 그리고 17년 후 새해 명절을 맞아 유는 일주일간의 휴가를 받지만 선뜻 고향으로 가지 못한다. (17년 후)는 (아들들) (동궁서궁)의 영화에서 익히 봤던 장위엔 특유의 긴장감을 주는 스타일로 화면을 압도한다. 영화 중반까지 가족의 일상이 벌어지는 무심한 풍경에서도 뭔가 금방 일어날 듯한 긴장과 공포를 전해주는데 가족관계에서 안착할 곳을 찾지 못한 인간관계의 비극을 잡아낸다. 장위엔은 "중국에서는 현재 코미디가 유행이다. 나는 과거와 오늘 중국사람들을 사로잡고 있는 슬픈 삶의 이면을 보여주고 싶었다. (17년 후)는 내가 만든 최초의 본격적인 드라마"라고 말했다. (17년 후)는 비극이면서 동시에 대단원에 멜로드라마적 감성을 끼워 넣은 드라마이기도 하다. / 씨네21 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