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양의 일상이란 방안에서 밖의 소리들을 녹음하는 것이다. 그는 어머니와 두 눈을 잃을 처지이다. 이는 결국 그의 손목을 긋게 했고 그를 방 안에 머물게 만들었다. 그에겐 미래와 희망은 없어 보인다. 자신의 마음속에 갇힌 그리고 유일한 혈육인 누나로부터의 소외는 더욱 그를 그렇게 만든다. 그의 방 주위로는 기침소리와 싸우는 소리들 그리고 하이힐 소리 등이 들려온다. 어느 날 아침 그는 무심코 문밖을 나선다. 빗소리가 그를 향해 강하게 들려온다. 문 앞엔 상훈이 담배를 물고 있다. 계단을 내려온 그 앞엔 피를 흘린 채 추락한 연수를 끌어안고 흐느끼는 수민이 있다. 근양은 상쾌한 아침을 잠시 느끼다가 다시 그의 방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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