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현은 소년원 동기인 정규의 부탁으로 오랫동안 연락이 끊긴 정규의 형을 찾아 나선다. 서울 한구석에 방치된 대단위의 빈민촌. 그 위로 먹이감을 노리는 짐승처럼 수시로 으르렁거리며 날아다니는 비행기들, 좁고 비슷비슷한 골목을 헤매다 아슬아슬하게 정규의 형을 놓친 동현은 현실에 대한 막막함으로 학교 운동장 한구석에서 습관적으로 약물을 복용하고... 하루종일 기다린 정규가족의 냉대. 우연히 목격하게 된 택시강도. 결국 동현도 정규도 제자리로 되돌아가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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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에 봉천동 재개발 지역에 갔다. 한마디로 전쟁이었다. 그들에게 유일한 희망은 맘편히 잠잘 수 있는 곳을 갖는 것이었다. 사회의 많은 문제들이 개인에게 떠넘겨져 있고, 개인의 희생과 고통을 강요하고 있다. 이 영화 속의 인물들은 다소 통속적으로 보이지만 2000년 현재 실존하는 인물들이고, 봉천동처럼 난곡 또한 서울 한구석의 대단위 빈민촌으로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소외된 공간이다. 그들의 사소하고 가벼운 희망들조차 늘 고달픈 일상과 무거운 현실에 짓눌려 철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