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피리오는 콜롬비아 아마존 주변의 외딴 도시에서 핸드폰을 공중전화처럼 돈을 받고 빌려주며 산다. 하체 마비 상태인 그는 아들의 도움 없이는 일상 자체가 불가능하다. 기저귀를 차고, 침대에서 휠체어까지의 길이를 우주라고 생각하며, 언젠가 날 수 있을 거라 꿈꾼다. 동정의 시선이 배제된 장애에 관한‘ 지독한’ 영화로 콜롬비아 내전 당시 여론을 들끓게 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카메라는 휠체어에 맞게 낮게 배치되고 정면 고정 쇼트를 주로 사용한다. 인물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장 면들로 구성되며, 나아가 인물이 주변 세계와 맺는 관계까지도 담아낸다. 겉으로 보기에 평온하고 일상적인 상황의 이면이 실제로 얼마나 다른 지를 보여주는 영화로, 노래를 매개로 국가를 비판하는 결말은 인상적이다. 실존 인물 포르피리오가 주인공을 맡았으며, 창문 너머를 바라보는 인물의 시선은 그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다. 최근 급부상한 콜롬비아 영화의 잠재성을 입증하는 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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