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땅>은 한 가족의 붕괴 과정을 통해‘ 불모’의 이미지를 전한다. 젖소를 키우는 일가에게는 경제적인 위기와 함께 아버지 장의 죽음이 이어지고, 아내는 이러한 사태를 괴로워한다. 이러한 위기에 변수로 다가오는 인물이 아들 시몽이다. 사춘기 소년 시몽은 부모가 섹스하는 장면을 몰래 훔쳐보기도 하는 호기심 많은 소년이다. 소년은 아버지의 일을 돕던 중 실수를 저지르게 되고, 이 일로 인해 아버지는 사고사를 당한다. 어머니는 아들을 원망하며 책임을 전가하기도 하고, 술과 담배로 괴로움을 달래기도 한다. 여기에 새로운 남자가 어머니에게 다가오면서 어머니와 아들 사이에 미묘한 기운이 감돌기도 한다. 어머니와 아들 사이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점점 황폐해져가는 농가의 모습이 겹쳐지는 이 영화는 현대인의 외로운 삶과 피어나지 못하는 생명력의 한계를 농장을 중심으로 섬세하게 펼쳐 보인다. 강렬한 태양 아래 소멸해 버리는 과정을 일상과 폭력적 이미지를 변주해 가면서 흥미롭게 펼쳐보이는 강렬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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