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보스니아의 국경지대에서 공병부대가 지뢰 제거 작업을 한다. 이들은 서로를 의심하면서도 평화로운 시간을 맞이하며 일상을 보내고 있다. 눈 앞에 보이는 적은 없지만 그들은 각자의 사연을 지니고 있다. 자신에 대한 두려움을 지니고 사는 군인이 있는가 하면, 어떤 이는 자기 파괴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아버지를 찾아 한 소녀가 국경지대에 당도하면서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반응을 보인다. 이 영화는 내전의 참상이나 보스니아 지역의 역사적 드라마를 구체적으로 전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 보다 중요한 것은 전쟁의 참혹함과 비극적인 경험을 쉽사리 전달할 수 없다는 것, 파괴의 경험은 개인들의 내면 속에 도사린 채 머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응시하고 있다. 적은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 각자의 내면 속에 있는 파괴적인 욕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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