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으로 일확천금을 얻고자 말레이시아 여자와 결혼했던 가스파르는 꿈이 좌절된 후 정신적, 육체적으로 황폐한 삶을 영유한다. 유럽에 대한 향수와 유색인에 대한 경멸로 유일한 희망인 딸 니나에게 서구식 교육을 받게 한다. 그러나 피부색이 다른 니나는 백인이 되지 못한다. 백인 식민주의의 유산을 통렬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거장 샹탈 아케르만의 신작. 강물과 그 위로 반사되는불빛, 떠 있는 배를 보여주며 시작된 영화는 이어서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한 여성이 노래하는 장면으로 수수께끼를 던진 후 과거의 시공간으로 이동해간다. 그리고 그 강물은 영화 전반을 지배한 후 말미에 재등장하는
영화의 말없는 주인공으로 군림한다. 아케르만은 이 영화에서 패배한 식민주의자의 초상을 잔인하리만치 비루한 것으로 그려낸다. 식민주의라는 소재를 신선하게 탈바꿈시키는 것은 그의 연출력이다. 특히 식민주의 자의 절망을 롱테이크로 지극히 어둡게 담아내는 장면들과 흐르는 강물을 잔잔하면서도 살아있는 그 무엇으로 느껴지게 하는 곳곳의 장치는 거장의 손길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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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말없는 주인공으로 군림한다. 아케르만은 이 영화에서 패배한 식민주의자의 초상을 잔인하리만치 비루한 것으로 그려낸다. 식민주의라는 소재를 신선하게 탈바꿈시키는 것은 그의 연출력이다. 특히 식민주의 자의 절망을 롱테이크로 지극히 어둡게 담아내는 장면들과 흐르는 강물을 잔잔하면서도 살아있는 그 무엇으로 느껴지게 하는 곳곳의 장치는 거장의 손길을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