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들여다본다. 사각의 빛나는 물체는 바깥의 풍경 대신 자신의 심연을 비춘다. 망막을 뚫고 들어온 빛은 건조한 심장을 부수고 상상 속으로 인도한다. 모래바람의 형상으로 빛을 따라간 그 곳엔 잔잔함, 그 자체가 있다. 삶에게 안녕을 고하고 손바닥을 편다. 슬며시 그리움이 내려앉는다. 조심스레 움켜쥔 손가락 사이로 한줄기 물이 흘러나온다. 갈라졌던 입술에 한 방울 남은 물방울을 대어본다. 그것이 독배일지라도……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