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서울 강남 은마 아파트에 산다. 아버지는 사업이 힘들어지면서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으셨다. 매달 이자 부담에 시달리면서도 아버지는 집값이 오르리라는 기대로 집을 팔지 않고 계신다. 나는 이런 아버지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 그러나 점점 우리 집의 경제적 현실을 구체적으로 알게 되고, 집값에 따라 좌불안석인 아버지를 보면서 나 역시 불안해진다. 아버지는 과연 은마 아파트를 팔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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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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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1970년대 후반 중동의 건설 현장에 다녀오셨다. 한국 경제가 초고속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된 오일달러를 벌어온 아버지는 이후에도 한국 경제성장의 중추에서 일하셨고, 가장의 역할도 충실하게 수행했다고 생각하신다. 그러나 IMF 경제 위기 속에서 실직을 하고, 새로 시작한 사업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아버지가 이루었다고 생각하는 가족도 모래알처럼 부스럭거리기만 하고, 평생을 걸쳐 마련한 집도 지켜내기 버거운 상황이다. 본 다큐멘터리는 강남의 재건축 예정지인 은마 아파트에 살아가는 우리 가족과 아버지의 일상을 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부동산 개발 신화를 일궈낸 아버지 세대의 꿈과 믿음이 어떻게 형성되고 쇠락해 가는지, 그리고 그런 아버지와 함께하는 우리 가족의 현실은 어떠한지 되돌아보고 싶었다.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