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트아동복지회에서 해외로 입양되는 아기를 안고 출국하는 길에 정우는 지난 일들을 떠올린다. 어느날 아침, 어머니는 요즘 어학연수 갔다와야지 취직도 잘된다면서 보험통장을 슬그머니 내미신다. 정우는 왜 쓸데없는 짓을 하시냐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선다. 늦은밤 정우가 아르바이트를 하는서점에 옛 친구 경은이 찾아온다. 경은은 정우에게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보이지만....
20대의끝자락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나와 함께 20대를 힘차게 출발했던 친구들의 모습이 보였다. 친구들은 아직 무언가를 향해 묵묵히 걷고 있었다. 그들의 지친 표정에서 가도가도 끝이 없을 것만같은 황량한 사막 냄새가 훅 끼쳐왔다. <공항 가는 길>은 오늘도 사막 어딘가에 있을 신기루를 찾아 지친발걸음을 옮기고 있을 나의 친구들과 나의 이야기이다. 그 친구들과 또 내가 미처 알지 못한 미래의 친구들과 함께 걷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