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텅빈 가슴에 무심한 겨울은 찾아들었다!
월남전 참전용사로서, 무공훈장을 받고 제대한 필운(이영하 분)은, 전쟁의 후유증으로 가정과 사회로부터 도피, 완행열차에 오른다. 옆자리에 앉았던 창녀 순나(강수연 분)는 고향집으로 가던 중, 그나마 의지하던 건달 승호(정승호 분)가 어렵게 모은 돈 3백만원과 함께 증발하자, 발작적으로 수면제를 먹는다. 필운은 위독한 순나를 둘러업고 시골 읍내 병원으로 달려가 치료를 해준 후 떠나나, 기묘한 인연은 생의 어둠 가운데서 방황하는 둘은 계속 만나게 된다. 그들은 천천히 서로에게 연민의 정을 느낀다. 불확실한 생 가운데서, 창녀 순나의 순수에 생의 빛을 느낀 필운은, 그녀에게서 훔친 돈을 몽땅 술집에서 잃고, 자책 속에 약장수들과 행상하던 승호와 순나를 고향 입구까지 데려다 준다. 그리고 새로운 인생을 위해 이상향 제네바의 서광을 감지하며 서울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