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더미인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재난의 흔적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주변에는 의식과 무의식의 사이, 삶과 죽음 사이에 있는 인간들이 얽혀있다. 한 명 한 명을 비추는 카메라. 주먹을 움켜쥐는 사람, 눈꺼풀을 때려대는 사람, 이웃을 위해 눈물을 흘리는 사람 등 기괴한 이미지가 차례차례 보여진다. 끊임없이 들려오는 사운드가 화면과 비선형적 조화를 이루며 귀신처럼 떠다닌다. 현장의 모습이 롱 쇼트로 한 번에 잡히는 순간, 관객은 탄식을 참지 못한다. 그들의 실체가 드러난다. 우리의 실체도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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