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40살이다. 머나먼 섬 보르네오에서 태어났고, 이미 한 아들의 엄마다. 그녀의 이름은 네네트. 붉고 긴 머리를 가진 이 사색적인 존재는, 파리 동물원 우리에 갇힌 오랑우탄이다. 정지된 카메라는 그저 이 영장류의 여유로운 일상을 하염없이 보여줄 뿐이고, 한 번도 제대로 등장하지 않는 사람들은 인간의 마음대로 그녀를 재단하는 목소리를 낸다. 완벽하게 스크린이 되어버린 피사체, 네네트. 사실 그녀도 우리를 보고 있다. <네네트>는 ‘본다’는 행위의 새로운 해석을 보여주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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