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아카이브>는 1988년부터 2008년까지의 방대한 영상기록을 모은 영화다. 각 영상의 포맷은 35mm, 16mm, DV, HD 등 실로 다양하지만, 모두 하나의 전제를 달고 있다. 단 한 번도 사용된 적 없는, 어딘가 버려진 조각들일 것. 아이들이 뛰노는 풍경, 하이너 뮐러의 연극, 교도소의 죄수, 혹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극적인 순간들. 이 불완전해 보이는 이미지들의 연속은 사실 구 동독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역사이며, 토마스 하이제 감독의 개인적 단상들이기도 하다. 이 집단적이고 내면적인 ‘기억의 아카이브’를 엿보는 것은, 실로 특별한 영화적 체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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