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탱고 가수 헬레나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저명한 극장에서 열릴 공연의 오디션을 성공적으로 치른 후 인생이 승승장구 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곧 비극이 그녀를 덮친다. 연인이 더 이상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한 것이다. 사랑에 살고 사랑을 위해 노래 부르는 헬레나에게 실연은 세상의 종말을 알리는 비보와도 같다. 하지만 슬픔을 뒤로 한 채 새로운 나라에서 새 삶을 시작한다면 어떨까? 고통의 뒤로 숨어버릴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천천히, 다시 살아가는 법을, 또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되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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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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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고 가수 헬레나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유서 깊은 극장에서 마련한 최고 무대의 오디션을 성공적으로 치른다. 그러나 삶이 그리 만만치는 않은 법. 그녀에게 행운의 여신이 반쯤 모습을 드러낸 순간, 뜻밖의 불행이 찾아든다. 연인이 갑작스레 이별을 통보한 것. 한순간 모든 것이 의미 없게만 느껴지고 그녀는 자기 파괴 욕구에 시달린다. 사랑으로 노래하는 헬레나는 사랑과 탱고를 분리시킬 수 없으며, 그 곤궁에서 마침내 모든 것을 뒤로 남겨둔 채 북유럽의 한 해안마을로 사랑의 망명을 떠난다. 탱고에 관한 다큐멘터리 <노소트로스>와 강한 여성 주인공의 복잡 미묘한 심리적 풍경을 그린 <라 마레>를 연출했던 디에고 마르티네즈 비냐티의 <탱고 싱어>는 두 작품의 장점을 절묘하게 결합시킨 듯한 영화다. 서사는 단순한 흐름을 거부한 채 시간을 앞으로 뒤로 움직이고, 또한 플래쉬 백을 배열하면서 진행된다. 이러한 서사의 흐름은, 최소한의 절제된 움직임 속에서, 영화 전편을 휘감는 탱고 선율과 미묘하게 밀고 당기는, 카메라의 흐름과 맞물린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탱고는 그 자체로 주인공이다. 감독의 전작에서도 주연을 맡았었던 헬레나 역의 유제니아 라미레즈 미오리는 헬레나가 부르는 모든 곡을 촬영 현장에서 라이브로 직접 불렀다. 멜랑콜리하면서 시적인 탱고 가사와 멜로디는,때로는 헬레나의 내적인 감정의 풍경을 그려내며, 또 때로는 아르헨티나의 지역 색깔 및 빛과 어우러지면서 독자적인 정서를 창출해낸다. <탱고 싱어>는 보는 이의 눈과 귀를 풍요롭게 해주는 영화다.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