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해보자. 당신의 서재. 백열등. 에스프레소 혹은 흑맥주 한 잔.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담긴 레코드를 걸고 책꽂이에서 사진집을 꺼낸다. 어느 거장의 사진집. 이제는 절판되어서 다시 살 수도 없는,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빛을 내뿜는 사진들을 숨죽이며 한 장 한 장 넘긴다. 전율, 위로, 쾌락, 카타르시스 뭐라고 불러도 상관없을 그것이 온몸을 감싸 안는다. <아무것도 바꾸지 마라>는 그런 영화다. 음악과 이미지, 둘의 향연이 만드는 분위기를 한 조각 베어내서 간직하고 싶은 욕구를 만들어내는 ‘음악에 관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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