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살의 소년 마르코는 입양가족으로부터 떠나 그가 태어난 집시들의 캠프로 돌아간다. 여전히 밤 늦도록 카드 게임을 하고, 지중해의 바닷물 속에 뛰어들고, 닭싸움을 하는 등 과거에 그가 떠난 이후로도 집시 캠프는 변한 게 없다. 그의 난쟁이 삼촌 토니와 함께 닭싸움에서 이기는 행운을 꿈꾸는 가운데 그는 어릴 적 친구 코요테와 옆 마을에 사는 라치틱을 만난다. 마르코는 이들과 함께 어울려 다니며 물건을 훔치는 일에 동참한다. 진정한 가족의 품을 그리워하는 소년 마르코의 막막하고 불안한 여정은 이제 시작되는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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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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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림 드리디의 마르세이유 소년 캄사에 대한 이야기는 그가 영화 이력을 시작한 근본적 모티브를 훌륭히 설명해 내고 있다. 캄사는 북아프리카에서 건너온 이방인의 아이이자 현재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대륙이 겪고 있는 이주민과 원주민(유러피언) 사이의 갈등에 대한 신랄한 고발의 증거이자 살아 움직이는 고민의 화두이다. 물론 드리디가 풀어가는 방식은 캄사가 벌이는 호기 어린 다이빙이나 거리의 아이들과 어울려 오토바이를 타고 행인의 가방을 날치기를 하거나 아버지로부터 버림 받은 탓에 집을 잃고 배회하는 동안 동네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사건들을 통해 말해진다.more
이들 중에는 난쟁이도 있고 서열도 있으며 서로간의 우정을 증명하는 방식도 있지만 왠지 캄사에게는 아버지의 사랑에 목말라 하고 있는데 아버지가 자신을 버리고 떠나버린 후 남긴 트레일러 안에서 벌이는 판타지 같은 몽환적인 장면에서도 무언가 결핍되어 버린 것을 애타게 찾고 있는 듯한 감정은 가시지 않는다. 흡사 히피 같기도 하고 어쩌면 집시 같기도 한 그런 버림 받은 아이들에게 금기된 것은 한갓 짧은 흥분을 자아내는 계기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에게 성행위를 훔쳐보는 일이라는 것도 거리에서 물건을 훔치는 것도 스스로의 삶을 파괴하면서 무언가를 말하려는 애타는 자기 증명의 시도라는 점을 에둘러 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캄사의 다이빙은 소년의 성장을 웅변하는 매우 아름다운 엔딩으로 기억될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