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거장 테오 앙겔로풀로스의 신작. 20세기의 역사를 간직한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이 시대의 정치사회적인 풍경을 담아낸 이 명상적 영화는 그의 다른 전작들처럼 서정적이면서도 포스트모던한 영상으로 마음을 움직인다. 영화 감독 A는 딸이 실종되자, 자신의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만들기로 한다. 앙겔로풀로스 감독은 과거와 현재의 경계선을 희미하게 하는 기법을 사용하여, A씨 부모의 옛날 여행과 딸을 찾는 A씨의 현재 여행을 함께 보여준다. 전통적인 내러티브 구조를 피하면서 영화는 거의 순수한 영상언어로만 흘러가고, 지구의 구석구석을 돌면서 한편의 영상시를 이루어낸다. 캐릭터들간의 관계 또한, 관객들이 각각의 이야기의 조각들을 통해 전체를 조립해 나가기를 요구한다. 감독이 여기서 노리는 것은 기억에 대한 더 깊숙한 성찰과 현재에 대한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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