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는 엄마 키키와 대만을 방문한다. 그는 혹 얼굴조차 본 적 없는 아버지를 만날 수 있을까 은근히 기대를 품어 보지만 엄마의 심중은 전혀 다른 데 있다. 자연스레 둘 사이엔 갈등이 생기고, 빅토르가 대만 친구 디디와 가까워지면서 모자 사이의 거리는 점점 더 멀어져 간다.
스타일 면에선 다소 심심하나 개별 인물 및 인물구도 등에서 엿보이는 섬세함이 돋보이는 소품이다. 엄마-아들 간도 그렇지만 특히 빅토르-디디 사이의 동성애 감성을 드러내는 방식이 발군이다. 여느 동성애 영화의 자극적 묘사 대신 인물 간의 설렘, 떨림 등 감성적 소통에 무게중심을 둔다. 그 성취는 물론 주•조연진의 연기가 그만큼 빼어나기에 가능했을 터.
‘우월한 서양, 열등한 동양’ 따위의 진부한 도식을 뒤집는 역발상적 시선 또한 눈길을 끈다. 서양인 특유의 오리엔털리즘에서 벗어나는데 일정 정도 성공한 셈인데, 그렇다고 맹목적 동양 찬미나 숭배 등으로 흐르지도 않는다. 다국적 문화를 두루 섭렵한 감독의 특이한 이력 덕분에 가능했을 균형감이랄까. 동서양의 충돌이 아닌 화합 가능성을 제시한 텍스트로서도 흥미로운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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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면에선 다소 심심하나 개별 인물 및 인물구도 등에서 엿보이는 섬세함이 돋보이는 소품이다. 엄마-아들 간도 그렇지만 특히 빅토르-디디 사이의 동성애 감성을 드러내는 방식이 발군이다. 여느 동성애 영화의 자극적 묘사 대신 인물 간의 설렘, 떨림 등 감성적 소통에 무게중심을 둔다. 그 성취는 물론 주•조연진의 연기가 그만큼 빼어나기에 가능했을 터.
‘우월한 서양, 열등한 동양’ 따위의 진부한 도식을 뒤집는 역발상적 시선 또한 눈길을 끈다. 서양인 특유의 오리엔털리즘에서 벗어나는데 일정 정도 성공한 셈인데, 그렇다고 맹목적 동양 찬미나 숭배 등으로 흐르지도 않는다. 다국적 문화를 두루 섭렵한 감독의 특이한 이력 덕분에 가능했을 균형감이랄까. 동서양의 충돌이 아닌 화합 가능성을 제시한 텍스트로서도 흥미로운 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