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라면, 반드시 있다! ＜귀鬼＞
상상 이상으로 엄청난 곳, 학교의 실체가 드러난다.

학교는 왜 상상 이상으로 엄청난 곳일까? 학교를 다녔던, 아직 다니고 있는 이들 모두에게 학교는 사회 못지 않은 '정글의 법칙'이 통하는 곳이라는 사실에 공감할 것이다. 이를테면, '사랑은 금지되어 있다.' '입시지옥,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 '얼마나 맞아야 졸업할 수 있을까.' '왕따가 되기 싫으면 왕따를 시켜라.' 등. 학교 안에 존재하는 이 같은 정글의 법칙은 ＜귀鬼＞에 등장하는 첫 사랑을 잊지 못하고 학교를 떠도는 소녀 귀신을 도와주는 귀신 보는 소년, 한 장의 학교장 추천서와 학생회장 남학생으로 인해 엇갈리는 단짝 두 소녀, 아무도 모르게 죽어간 아이가 있는 폐교실에 들어선 연극부 학생들 모두에게 통한다. 본격 하이틴 호러로 올 여름을 여는 첫 번째 한국공포영화 <귀鬼>는 갇힌 공간, 학교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10대들의 불안과 욕망, 그 안의 기쁨, 미움, 고통, 슬픔들을 친구끼리 옹기종기 모여 앉아 무서운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풋풋하게 담아낸다. 영화 속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지만 우리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곳,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이기에 영화 속 현실과 실제의 현실이 맞물리는 묘한 일치감도 맛볼 수 있다. 이는 십대들만이 아닌 학교를 다녔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리얼 공포의 섬뜩함을 선사한다. 이렇듯 어제도 거기 있었고, 오늘도 거기 있고, 내일도 거기 있을 학교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는 오늘과 같은 학교가 존재하는 이상 절대 끝나지 않는다. 학교라면 반드시 '귀鬼'가 있는 것이 아니라 들여다 보면 '귀鬼'는 다름아닌 학교였음을 알게 될 것이다.

될성부른 나무의 떡잎들이 만났다.
싱그러운 감독과 배우들이 만들어낸 젊은 공포
이것이 바로 ‘눈높이 호러’!!

학교를 다녔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하이틴 호러영화 <귀鬼>. '하이틴 호러'라는 장르에 대한 일반 관객들의 고정관념을 경계하기 위해 <귀鬼>의 감독들은 배우들의 캐스팅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을 수 밖에 없었다. 한때 국민 시트콤이었던 <순풍산부인과>에서 미달, 의찬과 함께 귀여움을 독차지했던 '정배'를 연기한 이민호, 드라마 <덕이> '덕이' <소문난 칠공주> '땡칠이'를 연기한 신지수, 드라마 <2009외인구단>에서 '엄지'와 '마동탁'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던 최혜경, 이풍운 등 유년시절부터 남다른 연기력으로 일찌감치 인정받은 배우들과 화제의 독립영화 <똥파리>의 히로인으로 청룡영화상, 대종상영화제 신인여우상을 모두 휩쓴 김꽃비, <바다 쪽으로, 한 뼘 더> <푸른 강은 흘러라>의 김예리 등 독립영화계의 떠오르는 별들이 만났다. 이미 단편 작업으로 될성부른 나무의 떡잎으로 인정을 받은 젊은 감독들의 대담한 연출은 검증된 연기를 선보이는 이들과의 놀라운 조합으로 더욱 빛이 난다. 공포영화의 주요 관객들인 10대들과 실제적으로 비슷한 연령대의 감독들과 배우들은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고 있는 당사자들. 그렇기에 참신하고 감각적인 연출과 실감나는 연기로 꾸려가는 그들의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있어서는 곧 '우리들의 이야기'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귀鬼>는 성장통의 아픔을 잊지 않은 젊은 감독들과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젊은 배우들이 만들어낸 '눈높이 호러'임을 자부한다.

10대들을 둘러싼 섬뜩한 공포!
하지만 아이들의 눈물과 웃음도 놓치지 않는다는
현실에 기초한 리얼공포, 하이틴 호러 <귀鬼>

<귀鬼>는 학교를 떠도는 소녀 귀신의 존재를 유일하게 알아보는 소년, 입시 지옥의 현실에서도 친구와의 맹세를 지키려는 소녀, 아무도 모르는 왕따 친구가 홀로 죽어갔던 폐교실에 들어선 연극부 아이들에게 벌어지는 이야기다. 물론 학교를 배경으로 그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이 중심이 되는 점에서는 다를 게 없는 학원 공포영화지만 친구들 사이의 시기와 질투 그리고 복수가 반복되는 기존의 학원 공포영화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자의든 타의든 타인에게 팍팍할 수 밖에 없는 오늘의 현실을 극명하게 반영하는 '학교'라는 공간에서 '진심으로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된 순간'의 지점에서 <귀鬼>의 이야기는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관객들에게도 이미 알려진 공식처럼 되풀이되는 죽음에 대한 암시와 낭자한 유혈로 대표되는 식상한 공포영화의 한계에 얽매이지 않는다. 오히려 귀신이 보이는 소년과 소녀 귀신이 교감하는 유머러스한 설정, 냉혹한 입시 현실에 부대끼는 소녀들의 슬픔, 게임 미션을 수행하듯 선배들의 명령으로 음침한 교실에 들어선 연극부 아이들의 상황을 통해 관객들은 공포의 긴장에서 잠시 해방되어 웃다가 울고, 함께 아슬아슬해 한다. <귀鬼>는 단순하게 깜짝 깜짝 놀래키는 공포영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른바 모든 장르영화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공포영화로 올 여름 첫 한국공포영화의 포문을 열 것이다.

청년, 청년이 만나다!
청년필름과 청년 감독들이 만든 패기만만 프로젝트

2008년은 <해피엔드> 기획을 시작으로 <와니와 준하>, <질투는 나의 힘>, <분홍신>, <후회하지 않아>등 개성 있는 영화들을 제작한 청년필름의 10주년이 되는 해였다. 이에 청년필름과 서울아트시네마가 함께 '청년필름 10주년 영화제'를 기획해 지난 10년을 돌아보는 자리를 가졌다. 10주년 영화제는 청년필름이 제작했던 영화뿐만 아니라 새로운 섹션을 선보이기도 했는데, '청년, 청년을 만나다' 섹션이 바로 그것이다. 공모한 단편영화들 중 심사를 통해 선정된 영화들이 이 섹션에서 상영되었고 젊은 감독들의 영화에 대해 관객들 또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었다. 이 '청년, 청년을 만나다'를 통해 재능을 보여준 예비 감독들과 함께 합심해서 만들어 낸 결과물이 <귀鬼>다. 청년필름 김조광수 대표가 기획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여명준, 홍동명, 조은경 세 감독들은 자신들의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해 젊은 그들만큼이나 신선한 영화를 선보인다. '청년, 청년을 만나다'의 기획의도 자체가 신인 감독 발굴 프로젝트였던 만큼 이것이야말로 진짜 청년들의 만남으로 이루어낸 성과다.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
한국영화 최초 미드나잇 패션(Midnight Passion) 부문 진출!!

이젠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영화제로 자리잡은 부산국제영화제는 실질적인 규모뿐만 아니라 다양하고 재미있는 작품들로 인해 대중들에게도 축제로 이미 자리매김하였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최초 상영되었던 <워낭소리>, <똥파리>는 개봉과 동시에 최고의 화제작이 되면서, 초청된 작품들의 완성도뿐만 아니라 대중성까지 갖추고 있음을 인정 받았다. 때문에 매년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어떤 영화들이 발견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귀鬼>가 한국영화 최초로 '미드나잇 패션(Midnight Passion)' 부문에 공식 초청되었다. '미드나잇 패션'은 작품성과 오락성을 겸비한 영화들이 소개되는 부문으로 영화제에서는 고리타분한 예술영화만 상영한다는 고정관념을 여지없이 깨버리는 섹션이다. 지난 11회 부산국제영화제 신설된 후로 주로 우리나라를 제외한 여러 국가들의 작품들이 상영되어왔다. 국내 개봉 당시 더욱 더 많은 화제를 몰고 온 <숏버스>와 <보랏: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문화 빨아들이기>도 부산국제영화제의 이 부문을 통해 최초 공개된 작품이다. 그렇기에 젊은 감독들의 패기만만한 프로젝트 <귀鬼>가 '미드나잇 패션'을 통해 최초 공개되는 의미는 더욱 남
달랐다. 또한 부산국제영화제 박도신 프로그래머는 “대중성과 신선함을 맛보게 해주는 좀 특별한 영화”로 <귀鬼>(당시 제목 <환상기담 묘>)를 평했고 영화제 관객들 역시 “소재의 참신성과 실험성, 그리고 상업성까지 두루 겸비한 영화!”,“위트와 해학이 넘치는 신선한 공포!”로 <귀鬼>를 추천 영화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