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6세대 감독의 밀도 높은 멜로드라마. 왕 차오 감독이 부르조아 계층이 등장하는 순수 멜로드라마를 만들다니, 중국 지하전영 세대가 이제 시장과 적극적인 타협에 나선 게 아닌가 의심할 법도 하다. 하지만 왕 차오의 멜로드라마는 사탕발림 따위는 없는, 어른들의 사랑(혹은 사랑의 개념)을 다룬 영화다.
의사 리는 교통사고로 실려 온 어느 커플의 수술대에서 아내를 마주하게 된다. 그러나 아내는 부정을 추궁당하기도 전에 부분기억상실로 3년 전의 시간으로 가있다. 현재의 애인은 존재하지도 않았던, 리와 사랑에 빠져 있던 결혼 전의 시절로. 그녀의 기억을 찾아주려는 남편의 의지는 자신을 배신하고 다른 남자에게 가 있는 그녀의 감정을 되살려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는 왜 이런 자멸적인 노력을 하게 되었는가? 영화는 과거와 현재의 시간 사이를 움직여 기억과 감정이 재구성되는 과정을 따른다. 왕 차오는 사랑에 대해 시니컬하거나 위악적인 태도 없이도, 낭만적인 사랑의 신화화에 저항하는 환영 없는 사랑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그의 변화가 놀랍지만 당혹스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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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리는 교통사고로 실려 온 어느 커플의 수술대에서 아내를 마주하게 된다. 그러나 아내는 부정을 추궁당하기도 전에 부분기억상실로 3년 전의 시간으로 가있다. 현재의 애인은 존재하지도 않았던, 리와 사랑에 빠져 있던 결혼 전의 시절로. 그녀의 기억을 찾아주려는 남편의 의지는 자신을 배신하고 다른 남자에게 가 있는 그녀의 감정을 되살려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는 왜 이런 자멸적인 노력을 하게 되었는가? 영화는 과거와 현재의 시간 사이를 움직여 기억과 감정이 재구성되는 과정을 따른다. 왕 차오는 사랑에 대해 시니컬하거나 위악적인 태도 없이도, 낭만적인 사랑의 신화화에 저항하는 환영 없는 사랑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그의 변화가 놀랍지만 당혹스럽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