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란 쉬이 말해질 수 없는 것들을 이미지화하는 예술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는 이러한 신념의 결과이다. ‘죽음의 무도’라는 표제가 의미하는 바대로 영화는 인간이 마지막에 다다르게 되는 죽음의 순간을 외마디 춤의 형상으로 표현한다. 어떤 이유인지 분명치 않지만 한 여자가 목을 매 자살하자, 여자의 시체는 음악의 리듬과 템포에 맞춰 움직이기 시작한다. 더럽혀진 육체를 맑은 물이 씻기고, 스틸 사진 위로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가며, 입관과 화장 의식이 치러진다. <레드 바이올린> 등 여러 영화에서 시각효과를 책임진 바 있는 페드로 피레 감독의 환상적인 비주얼 감각은 곳곳에서 확인된다. 추상회화를 보는 것 같은 조형미는 음침하고 비극적인 ‘죽음’이라는 사태를 품격 있는 시적 이미지로 승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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