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라 하기엔 몹시 인간적인 ‘좀 별난 B 무비’
2010년 바이러스로 초토화된 서울,이웃집 좀비의 눈물겨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신종플루의 기세가 한풀 꺾이고, 다소 불안한 평화가 감동덜 2010년의 서울,
전 세계적으로 퍼지던 ‘좀비 바이러스’가 서울 전역에서 발생하자,
정부는 즉각 계엄령을 선포하고 좀비 감염자를 찾아서 제거하기 시작한다.
한편 시민들은 좀비에 물려 감염될 위험도 무릅쓰고, 그들을 숨겨주고, 먹여주며, 오직 함께 살아남기 위해 온갖 지혜를 모은다. 결국 그들에게 좀비는 제거 대상이기 전에 사랑을 하고, 밥을 주고, 인정도 베풀어야 할 애인이며, 엄마이고, 이웃사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부의 좀비몰이가 더욱 주도면밀해지면서, 좀비들도 점점 더 궁지에 몰리게 되는데...
동영상 (7)
-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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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영화를 찍은 게 아니라more
영화가 우리를 만들어주었다.
우리는 키노망고스틴이 되었다.”
아주 작은 시작
2007년 6월, 때는 여름을 기다리는 따뜻한 어느 날.
집에는 늘 열정적이지만 좀처럼 열정을 보일 기회를 얻지 못하는 영근(홍영근 감독)과 허약한 체력을 기도의 힘으로 보완중인 훈이 형(류훈 감독). 배꼽 중심의 주변부위에 셀룰라이트를 잔뜩 저장한 영두(오영두 감독)가 몸에 좋다는 녹차를 마시며 수다를 나누고 있었다. 당시 훈이 형은 특유의 오타쿠 정신을 액션피규어에서 촬영 장비쪽으로 급전환하며 구매한 hdvx200-panasonic, M2-redrock, cannon lenz set등을 갖고 있었는데, 영근, 훈, 영두 이렇게 셋은 놀고 있는 이 장비로 무조건 영화를 찍어보자고 별안간 의기투합했다.
오직 룰은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집에서만 촬영하며 ‘하우스무비’로 우리끼리 찍어보는 것이었고, 약 2시간 동안 세 명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아이디어들을 마구 던지기 시작했다. 같은 날 저녁, 영두의 와이프, 윤정이 집에 들어오자 세 명은 무척 격앙된 어조로 6개의 단편 에피소드를 묶은 옴니버스 영화에 대한 설명을 하며 제작의향을 묻게 된다. 그녀는 에피소드 중 좀비가 나오는 대목에 주목을 하고 이야기 전체를 좀비 테마로 갈 것을 제안했고, 이야기 시작 8시간 만에 영화의 컨셉과 방향이 정해졌다. 그리고 윤정은 곗돈 2천만 원을 제작비로 쏠 것을 결정했다. 그러나 여전히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는 각자 연출할 분량에 대해서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전체회의를 통해 발전시킬 것을 약속하고 헤어졌다.
우리에게 카메라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아무리 작은 촬영이라도 막상 시작되니 준비할 것이 엄청나게 많았다. 좀비영화의 특성상 신체의 일부분을 제작하는 것이라 던지((특수)분장), 작은 하나의 공간을 서로 다른 영화에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미술)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바로 촬영에 대한 문제이다. 핸드헬드 그립이 없는 상태에서 카메라와 렌즈어댑터, 렌즈를 조합한 카메라를 들고 찍는 건 전문적인 촬영부의 경험이 없던 영두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우리는 ‘열악’ DIY 핸드헬드 그립을 앵글과 클램프를 이용하여 만들고(될 수 있으면 제대로 제작된 것을 쓰자!) 몇 번의 테스트를 거치며 손에 익숙하게 만들었다. 다행히 장비의 주인이자 유일한 촬영 경험자인 훈이 형의 도움으로 빠른 시간 안에 장비를 다루는데 익숙해질 수 있었다. 물론 많은 부분은 훈이 형이 알아서 해줬다.
틈사이
촬영과 연출을 맡아 영두가 시작을 끊은 첫 번째 에피소드 - 틈사이(crack)
촬영 전에 모든 컷에 대한 콘티와 미술세팅, 조명 세팅 등을 촬영 하루 전에 마무리해서 촬영시간을 최대한 빠르게 하려고 하였으나, 우리 모두 감기 바이러스로 인해 쉽지 않은 촬영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더 어려운 문제는 전문 조명인력, 혹은 조명기도 쓰지 않은 채, 베이스로 깔아놓은 형광등과 백열등, 외부 광선의 조합에 실제보다 엄청나게 어두운 카메라(1.5~2스탭 정도 언더로 떨어짐)등은 경험 없는 촬영자를 더욱더 힘들게 만들었다. 특히 연출과 촬영을 동시에 해야 하는 상황에서 묘하게도 포커스에 집착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아~ 어렵다. 그러나 그만큼 배우는 것은 많은 법.
뼈를 깎는 사랑
드디어 두 번째 촬영이 시작되었다. 이전에는 연출까지 함께한 촬영에서 이번엔 온전한 촬영자의 자세로 (마음만은...) 바뀌었다. 촬영 전 날 동선에 따른 인물 위치를 계산해 스탠드 등을 배치하고 몇몇 조명기는 아예 노출해버렸다. 우린 두려움이 없었다. 일단 전문 촬영인이 아니라 살짝 도망갈 구석은 있었기 때문이다. 4-5시간의 좀비 분장을 하는 동안 인간 배역의 연기자들 촬영을 시작했다. 좁은 집안에서는 카메라 외에 다른 장비를 쓰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우리는 창문에서 문까지 쭉 빠지는 컷을 찍기 원했고 몇 번의 시도 끝에 카메라의 조악한 움직임이 음악과 화면의 조화에 방해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다시 사용한 방법이 hdvx200 카메라의 고속촬영 기능이었다. 약간의 흔들림이 있어도 분위기를 맞출 수 있었기 때문에 이후에도 요긴하게 사용했다. 이틀간의 촬영으로 마무리.
도망가자
영화 속에서는 두 번째 에피소드지만 찍기는 세 번째로 찍었다. <틈사이>에 이어 연출과 촬영을 동시에 해야 하는 상황에 약간 불안함을 느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4개의 씬의 대부분을 롱 테이크로 촬영하면서 전체적으로는 붉은 색과 녹색을 살려 두 남녀의 로맨틱한 분위기를 살리는데 집중하였다.
폐인킬러
영근이 연출을 하고 훈이 형이 출연을 하는 이 작품의 탄생은 훈이 형이 가진 독특한 캐릭터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영근은 피폐한 현대인들의 삶을 단적으로 어느 작가에 대입을 시키고 전체적 분위기는 느와르에 가까울 만큼 어둡게 가져갔다. 극단적인 부분조명으로 배경들을 죽이고 인물에 포커스를 맞춘 촬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어두우면서 발생한 지글거리는 현상이 다른 영화에 비해 두드러지는 게 보였다. 하지만 최종에서는 밝은 색의 텍스트를 전체적으로 합성하면서 어느 정도의 완화효과를 볼 수 있었다.
그 이후... 미안해요
제작자이자 전 에피소드의 분장으로 활약한 윤정이 연출을 하게 되었다. 훈이 형의 아이디어에 살을 붙이면서 시나리오를 완성하고, 메인 촬영은 3일간 찍기로 계획을 잡았다. 집안에 있는 모든 살림살이들을 밖으로 빼고 벽과 창을 모두 신문으로 막은 후 촬영을 시작했다. 또한 처음으로 바깥촬영을 하게 되었다. 눈부신 햇살과 넉넉한 노출은 늘 노출을 개방으로 해야 했던 우리에게 고마운 선물이었다. 그러나 역시 경험의 부재로 인한 문제들이 발생했다. 가장 큰 것은 일몰시의 한강고수부지 촬영이었는데 콘트라스트 차이에 대한 문제를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 가장 큰 실수였다. 밝은 부위에 노출을 맞추고 촬영하였는데 인물의 움직임에 따라 생기는 그림자 부분이 지저분하게 보였다. 찍을 때는 체크하지 못했던 것인데 후에 전문 촬영감독님에게 촬영법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해봐야 물어볼 것도 생기는 것이다. 몇 번의 영두&윤정 부부싸움 끝에 촬영은 무사히(?) 끝났다. 하하하
백신의 시대
어느덧 겨울이 되었다. 우린 모두 겨울을 철저하게 싫어하는… 아니 두려워하는 인간들이었다. 그러나 영화의 완성을 위해 훈이 형의 목을 졸라 백신의 시대를 시작했다. 최대 규모. 100% 외부 로케이션과 13명의 출연자. 10명의 스탭들. 7회 촬영에 액션장르. 우리 내부의 블록버스터??? ㅎㅎ 액션의 특성답게 인물들의 동적인 움직임을 어떻게 잡아낼 것인가가 이번 촬영의 관건이었다. 합기도 1단의 영근이 액션을 짜고 훈이 형이 연출을 하며 촬영을 시작했다. 우리는 카메라에 달린 모니터에 보드마커를 이용하여 인물의 이목구비 스케일을 줄로 긋고는 인물의 동선을 따라갔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는 식이다. 또한 영근의 몸에 카메라를 묶고 트램폴린을 이용해 점프하며 동시에 촬영을 하는 등 제대로 촬영 장비를 써야 할 몫을 오로지 몸으로 때우며 촬영을 강행했다. 그렇게 9월말부터 12월 초까지 약 두 달간의 촬영을 마무리 했다.
아직 끝난 건 아니다
메인 에피소드의 촬영이 끝나고 영화와 영화 사이에 짧게 들어가는 막간영상을 찍었다. 텅 빈 명동거리를 찍기 위해 1월1일 새벽 5시에 나가 촬영을 하기도 하고, 일몰 시간에 맞춰 촬영을 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영화를 완성하기 위해
2개월의 편집과 사운드 작업, 프롤로그 애니매이션과 컴퓨터 그래픽 작업 등 촬영이 끝난 후에도 영화를 완성하기 위해 촬영보다 많은 시간을 쏟아 부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DI(digital intermediate). ‘SDL’에서 스크래치(scratch)를 이용해 약 2주간 작업했다. 전체적으로 톤을 다운시키면서 깊이 있는 화면을 만드는데 주력하는 한편, 독립영화이기 때문에 겁 없이 할 수 있는 색 변화 등을 무모하게 해볼 수 있었다.
HDCAM에서 스크린으로...
우리가 촬영한 1280*720의 화면은 최종적으로 1920*1080으로 확대되어 HDCAM에 담아졌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일반 HDCAM 테이프의 사운드는 스테레오밖에 지원하지 않아 애써 작업한 5.1채널 사운드를 쓰지 못했다. 또한 일반 극장에서는 테이프를 틀 수 있는 플레이어가 없는 관계로 시사가 가능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다행히 상암동에 위치한 영상자료원내 극장이 저렴한 가격에 모든 포맷의 영사가 가능해 다행히 첫 번째 기술시사를 할 수 있었다. 녹차를 마시면서 풀어냈던 이야기가 스크린에 뿌려지는데 딱 1년이 걸렸다.
일이 진행되면서 캐스팅을 한다거나 일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다. 모두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처럼 열심히 해주었고 즐겁게 해주었다. 지칠 때마다 자극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럴 때마다 우리는 더 한 발자국 나아갈 수 있었다. 우리가 영화를 찍은 게 아니라 영화가 우리를 만들어주었다. 우리는 키노망고스틴이 되었다.
영화야, 놀자!
좀비야, 놀자!
무대책 영화 패밀리 ‘키노망고스틴’의 즐거운 오락
‘홈메이드&웰메이드-좀B영화 프로젝트’
1대의 카메라, 2천만 원의 곗돈, 4명의 열혈 영화 꾼, 12평짜리 옥탑방… 그리고 앞뒤 재지 않는 무모한 도전정신과 재기 발랄한 열정. 최신 트랜드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의 제약 조건이 아니다. 이것은 자칭타칭 무대책 영화 패밀리 ‘키노망고스틴’이 만들어낸 2010년 독립영화 최대 화제작 <이웃집 좀비>가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필수조건이다. 이 중 어느 한 가지라도 없었다면, 이란 전제가 붙는다면 전대미문의 국산 좀비영화이자 한국형 B무비 <이웃집 좀비>는 시작조차 불가능했을 프로젝트다.
<이웃집 좀비>는 ‘왜’ 혹은 ‘어떻게’ 가 아니라 ‘그래서’ 찍게 된 영화다. 질문의 형태가 달라져야 한다는 말이다. ‘키노망고스틴’에게 류훈 감독의 재산목록 1호인 카메라가 있어서, 장윤정 감독이 마침 2천 만원 곗돈을 탔기에, 4명의 감독이 모두 연출, 촬영, 분장, 연기, 편집 등 일당백의 다재다능 선수들이므로, 수시로 세팅 가능한 12평짜리 살림집 옥탑방, 그리고 무엇보다 우주최강의 낙관과 대책 없는 무모한 도전정신, 영화에 대한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이웃집 좀비>는 탄생했다. 더불어 물고 물림을 당하며 전염시키는 좀비 바이러스처럼 6가지 에피소드가 유기적으로 연계되며, 이들을 창조해낸 감독 4인은 물론 전 스탭, 배우가 자발적인 공동사역과 공동분배로 기획된 별난 B무비가 되었다. 그야말로 미국의 코헨 형제(조엘 코헨, 에단 코헨), 워쇼스키 형제(래리 워쇼스키, 앤디 워쇼스키), 패럴리 형제(바비 패럴리, 피터 패럴리)도 부럽지 않은 영화에 대한 공통의 열정으로, 그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홈메이드&웰메이드’ 좀비영화를 창조해냈다.
<이웃집 좀비>는 영화관계자는 물론 일반관객에게 특히 영화를 만든다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일깨워주는 영화다. 별 생각 없이 만들었다고도 농을 치고, 영화현장 ‘감’ 안 떨어지기 위해 무조건 찍기로 했다고도 둘러대고, 하기 싫고, 재미 없으면 절대 안 한다고도 토로했지만, ‘키노망고스틴’의 영화에 대한 마음은 바로 ‘재밌게 함께 놀자’ 일지도 모른다. 우리도 재미 없는데 관객들이 재밌겠냐는 감독들의 이야기는 그래서 설득력이 있다.
그리하여 ‘키노망고스틴’은 그들도 즐겁고, 관객들도 즐거워서 세상이 이로워지는 좀 별난 B무비 <이웃집 좀비>를 이제 막 세상에 내놓았다.
NO1 _ 21세기, 본격 국산 좀비영화의 이로운 출현을 반겨라!
국산 재난영화 <해운대>, 국산 히어로영화 <전우치>… 다음은, 국산 좀비영화 <이웃집 좀비>가 뜬다?! 미국산 또는 호주산 좀비영화가 100% 오락에 목숨 건다면 <이웃집 좀비>는 그 이상의 것을 추구한다. <이웃집 좀비>는 2010년 현재, 누군가의 애인, 부모 혹은 이웃으로 함께 살아가는 생활형 좀비들을 통해 인간을 더 인간답게 하는 것에 대한 이로운 물음을 남긴다.
NO2 _ 오락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장르영화를 확인하라!
<이웃집 좀비>는 2009년 여름, 장르영화 마니아들의 최고의 성지 부천을 가장 뜨겁게 달군 최고 인기작이자 최대 화제작으로 2009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관객상’, ‘심사위원특별상’ 2개 부문을 석권했다. 국내 최초의 본격 좀비영화로 오락성은 물론 작품성까지 인정받은 관객, 평단 만장일치 Two Thumbs Up한 2010년 독립영화 최대 기대작이다.
NO3 _ 초저예산 홈메이드&웰메이드의 시네마틱 쾌감에 취하라!
단돈 2천만 원의 초저예산으로 만든 전대미문의 한국형 B무비 <이웃집 좀비>는 수백억 원 제작비의 블록버스터도 부럽지 않은 장르적 상상력과 영화적 패기가 86분을 지배하는 하는 작품. 특히 한정된 공간에서 창조해낸 키노망고스틴의 깜짝 놀랄만한 영화적 아이디어는 홈메이드&웰메이드로 완성한 <이웃집 좀비>의 시네마틱 쾌감을 배가시키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