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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디

Moondy

2008 한국 12세이상관람가

드라마, 단편 영화 상영시간 : 15분

감독 : 정해심

  • 네티즌10.00
이름 없이‘문디’라고 불리는 며느리와 시어머니는 함께 음식을 장만하지만 전혀 정겹지 않다. 시어머니는 일이 서툴기만 한 며느리가 못마땅해 연신 타박을 한다. 한국말을 전혀 하지 못하는 외국인 며느리와 영어를 전혀 모르는 시어머니. 이 둘의 하루는 시어머니의 꾸지람을 들을 때마다 남편과 함께 그린 담벼락의 그림을 바라보는 며느리의 눈빛처럼 먹먹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사람은 소통한다. 사투리와 제사, 결혼이주여성이라는 이질적인 상황 속에서‘문디’라는 호칭으로 슬며시 소통하는 두 여인을 카메라는 잔잔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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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리뷰 (1명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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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izard1973
    2009-04-22 16:50:35
    10
    끈 떨어진 자리, 그녀들에게 남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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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끈 떨어진 자리, 그녀들에게 남은 것문디 | Moondy정해심 한국200815'35mmcolor드라마결혼이주, 고령여성, 고령화, 여성연대 돌봄노동자로, 결혼이민으로, 소위 3세계-남반구 여성들은 1세계-북반구로 이동하고 있다. 세계화는 여성의 전지구적 이동과 궤를 같이 한다. 거기에 3세계-남반구도, 그렇다고 1세계-북반구도 아닌 곳에 대한민국이 있다. 길거리에 버젓이 나붙은 "베트남 신부 구해드립니다" 결혼매매 광고에서, 식당 종업원의 어눌한 한국말에에서, 가끔 가는 고향마을 젊은 새댁의 낯선 피부색과 말투에서, 세계화를 실감하곤 한다.사정이 이러하니 몇 년 전부터 이주여성들을 담은 영화들이 여성영화제에서 심심찮게 상영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당연한 일이다. 이주여성들이 직접 만든 영상작품도 있었고, 결혼이민의 전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도 있었고, 이주여성들의 노동을 다룬 작품도 꽤 여럿이었다. 내가 본 작품들은 일부러 골라 본 것이 아닌데도 모두 다큐멘터리였다. 어쩌면 이주여성이라는 주제 자체가 드라마화하기를 주저하게 하는 그 무엇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발을 헛딛으면 이주여성을 타자화시킬 위험성이 다분하고 또 까딱 잘못했다가는 이주여성의 현실을 낭만화하거나 왜곡할 위험요소가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큐라는 형식을 빌어 타자화든 낭만화든 왜곡이든, 그 모든 책임을 관객의 몫으로 떠넘길 수밖에 없지 않았나, 조심스레 추측해 보는 것이다.그렇기 때문에 15분짜리 짤막한 단편이지만 는 신선했다. 극영화로 이주여성을 만나면서 이주여성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에 대해 성찰할 수 있었다. 단 한번도 생생히 살아 숨쉬는 여성캐릭터로 이주여성을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간 이주여성을 담은 다큐멘터리 감독들이 넘겨준 책임의 덧에 고스란히 걸려 버린 내가 보였던 것이다.인정하기 싫었고 결코 인정하지 않았지만, 나는 어쩌면 이주여성을 안쓰러워하며 도와주어야 할 어떤 '대상'으로 여겼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였을 것이다. 감독과의 대화에서 나이 지긋한 한 여성관객이 자신을 이주여성단체에서 일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 울먹거리는데, 내가 앉아 있던 자리에서 반경 1미터 안에 있는 관객은 다 들릴 정도의 목소리로 "어우, 재수없어!"라고 내뱉고 말았다. 이주여성이 불쌍해 죽겠고, 그런 불쌍한 사람을 돕는 자신이 기특해 죽겠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그 관객의 소감에 내가 그토록 히스테릭하게 반응한 것은, 그녀의 '재수없는' 감상평에서 인정하기 싫지만 사실은 내가 가지고 있었던 '재수없는' 내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일 것이다.결혼과 더불어 한국에 정착한 동남아시아계(캄보디아나 베트남 어디메쯤일 것으로 추측되는) 며느리. 그리고 함께 살고 있는 시어머니.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부를 때 이름도 아니고 흔히 며느리를 부르는 호칭인 '아가'도 아닌 '문디'라고 부른다. 영화제목이기도 하고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부르는 호칭이기도 하고, 그 뜻을 알 리 없는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부를 때 쓰는 호칭도 되는 문디. 이 사투리에 담겨 있는 두 여성,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복잡미묘한 심경과 그녀들의 처지가 바로 이 영화의 주제다.'문디'는 며느리에 대한 원망이 잔뜩 담긴 호칭이다. 한국말은 거의 하지 못해 말도 안 통하고 요리도 못하고 그렇다고 눈치도 없는 며느리가 어찌 원망스럽지 않겠는가. 무엇보다 며느리가 들어온 후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죽었다. 생떼같은 아들 잡아먹은 며느리가 곱게 보일 리 만무하다.그러나 '문디'라는 호칭에는 그 이상이 담겨 있다. 한국과의 유일한 끈이었을 남편이 죽고 없는 낯선 한국에서 회화 테이프를 들으며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며느리, 담벼락에 그려진 남편 그림을 보며 멍하니 앉아 있곤 하는 며느리, 말도 안 통하는 시골마을에서 유일한 대화상대는 개밖에 없는 며느리, 같은 여자의 입장에서 안쓰럽기 짝이 없는 며느리에 대한 연민이 담긴 호칭이 바로 '문디'인 것이다.두 여인의 일상을 쫓아가다 보면 그냥 가슴이 먹먹해진다. 이것은 내가 인정했든 그렇지 않든 이전까지 가졌던 피해자에 대한 연민과는 다른 먹먹함이다. 처지의 동일함에서 오는 먹먹함이라고 해야 할까? 시어머니와 며느리, 내국인여성과 이주여성이라는 차이를 뛰어넘는 복잡미묘한 그녀들의 소통처럼, 그녀들과 같은 처지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한다. 이것이야말로 이 영화가 가진 힘이다. 정해심 감독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관객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GV에서 관객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의 정해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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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와 스탭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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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

  • [제1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관객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