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구이는 아버지의 병원비 마련을 위해서 장기를 팔아 돈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각종 검사를 받고 신장을 추출하는 수술을 받게 되지만, 댓가로 건네받은 돈이 들어있다던 통장은 텅 비어있다. 신장을 잃고 돈도 받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왔지만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신 다음이다. 영화는 장기 밀매와 노인의 죽음이라는 두 축을 통해 현대의 사회가 인간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질문한다. 장기밀매의 과정에서, 인간의 육체는 판매의 대상이 되는 순간부터 존엄성을 박탈당한 채, 유통 과정에 따라 마진이 형성되는 고깃덩어리로 치부된다. 죽음을 다루는 방식에도 존엄이 사라진 것은 마찬가지다. 애도 대신 남은 것은 시신 처리에 대한 행정 절차와 과정에 대한 복종 뿐이다. 인간 혹은 인간의 육체가 자본주의의 유통망에서 소비되는 이 시대는 과연 < 악당들의 축제> 에 다름 아닐런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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