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고백으로 시작된 애기, 엄청난 결말을 향해 달려간다
10년간 지방 소도시의 대학에서 고고학 교수 생활을 하던 중에 돌연 사직서를 제출하고 이사를 가려는 존 올드맨 교수는(데이빗 리 스미스 분)은 그의 행동에 의심을 품고 집요하게 추궁하는 동료와 친구들이 마련한 환송회에서 갑자기 폭탄선언을 한다.그건 다름 아닌 자신이 14,000년 전부터 살아온 사람이라는 것. “만약에..” 로 시작한 자기 고백에서 그는 매번 10년마다 자신이 늙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채기 전에 다른 신분으로 바꿔 이주해왔고, 지금의 이 곳에서도 10년을 채웠기 때문에 서둘러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할 수 밖에 없으며, 자신이 그 동안 이동하면서 역사 속 여러 인물들과 세계를 뒤흔들었던 사건에 관여했다고 주장한다.
맨 처음엔 그저 농담으로 생각하던 사람들이 게임형식으로 질문을 던지고, 존은 그에 대한 답을 논리정연 하게 척척 해나가면서 각 분야 전문가인 존의 동료 교수들은 그의 말도 안 되는 주장에 점차 신빙성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러나 급기야 그는 자신이 부처의 가르침을 중동에 전하려다 본의 아니게 예수가 되어버렸다고 하자 그의 주장에 수긍해 주던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동료의 분노를 사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의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없는 정연함에 참석자들은 모두 괴로워하고, 그런 동료와 친구들을 위해 주인공은 지금까지의 말이 다 거짓말이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러면서 사람들은 존의 정체와 그의 논리에 대해서 점점 혼란에 빠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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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의 구속을 거부한 가장 창조적인 SF영화!more
영화 <맨 프럼 어스>는 1970년 대 미국 유명 SF TV시리즈인 <스타트랙>, <환상특급>의 에피소드 각본을 맡은 SF소재 전문 작가 ‘제롬 빅스비’의 마지막 작품으로 “엄청난 자본력을 투입한 특수효과, CG등에 비해 빈약한 스토리 텔링의 헐리웃 블록버스터를 비웃는 위대한 시나리오” 라는 헐리웃 리포트지의 찬사처럼 기존에 봐왔던 SF영화와 다른 새로움이 가득한 영화다. 영화의 배경은 황량하기까지 한 시골 마을의 조그만 오두막 앞에서 존 올드맨이란 30대 후반의 남자가 짐을 차에 싣고 있는데 친구인 듯한 사람들이 와서는 갑자기 연락도 없이 떠나려는 존에게 서운함을 내비치며 오두막 안에 잠시 모여 앉아서 이유를 추궁하고 잠시 망설이는 표정을 하던 존은 그들이 전혀 예기치 않은 "만약에 구석기시대부터 지금까지 14세기를 살아온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 라는 하나의 가설을 제시하면서 이야기는 그 흔하디 흔한 CG나 액션장면 하나 없이 롤러코스터를 타듯 관객의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화려한 영화적인 촬영기법 이나 편집기법도 없이 극중 주인공이 최초의 가정에서부터 시작한 이야기를 마치 눈으로 본 듯하게 펼쳐 나가면, 등장인물들은 이에 대해 학문적인 검증으로 답변하며 철저하게 대화로만 승부한다.
사람이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에서 시작해 그럼 그 사람이 경험한 것들은 어떤 것들이냐고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일반적인 영화의 관습적인 한 마디 대사가 아니라 대화자체가 스토리텔링인 영화 <맨 프럼 어스>는 2007년 미국에서 단 20만불의 제작비로 만들어진 배우가 채 10명도 나오지 않는 초저예산 SF영화로, 개봉 후 바로 DVD로 출시되지만 수많은 평단과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서 재미와 작품성을 인정받아 SF영화만을 대상으로 주어지는 2007년 새턴어워즈(The Saturn Awards)에서 제임슨 카메론의 <아바타>가 수상한 것과 동일한 “그 해의 필름’ 상을 받아 전세계 SF팬들에겐 “Must See” 영화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탐낸 시나리오, 극장 종영 후 음지에서 빛을 발하다!!
SF작가이자 스토리 작가로서 30년 넘게 헐리웃에서 활동한 제롬 빅스비는 높은 인기와 함께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었고, 국내에서도 방영되어 수많은 팬 층을 거느린 인기 원조 미드(미국드라마) 시리즈인 <환상특급>의 오리지널 에피소드를 다수 집필했고, 이후 스티븐 스필버그, 앨버트 브룩스, 조 단테 감독들이 모여 SF, 호러, 미스터리 등 장르의 매력적인 요소를 최대한 끄집어 내 리메이크한 옴니버스 극장판 <환상특급>의 시나리오를 담당했는데, 당시 퇴직힌 노인들이 양로원에서 깡통차기 놀이를 시작하면서 다시 어린 시절의 모습으로 돌아가 벌어지는 기이한 에피소드를 다룬 두 번째 이야기, '꿈을 심어주는 노인'을 연출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촬영 당시 시라리오 작가인 제롬 빅스비로부터 그가 1960년 초부터 구상했다고 한 <맨 프럼 어스>의 기획을 듣고 영화관객을 경악케 하지만 반박하지도 못할 그 엄청난 이야기에 매료되어 이후에 스필버그 감독 자신이 영화화 하고 싶다고 전했다. 하지만 <맨 프럼 어스>의 시나리오는 스필버그 감독의 바램과 달리 제롬 빅스비가 38년간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 시나리오에 정성을 들인 결과 1998년 4월, 제롬 빅스비가 병상에 누워 있을 때 완성되었으며 그 직후에 제롬 빅스비는 세상을 떠나 이미 메이저 스튜디오의 흥행사가 되어버린 스필버그 감독은 <맨 프럼 어스>의 시나리오를 구경하지 못했다. 결국 2007년에야 제롬 빅스비의 아들인 에머슨 빅스비가 그런 스필버그의 요구를 알지 못한 채 아버지의 유작인 시나리오를 가지고 독립영화로 제작하게 되었고, 지금의 <맨 프럼 어스>가 탄생하게 되었다. 시나리오 한 편에 수 많은 철학적 논리를 부여한 20세기 최고의 SF작가 제롬 빅스비는 스티븐 스필버그 뿐만 아니라 리들리 스콧 감독의 대표작 <에일리언> 시리즈에도 영향을 미쳤으며 <맨 프럼 어스>는 미국에서 2007년에 몇몇 극장에서만 제한적으로 개봉되었다가 곧 DVD로 출시되고는 잊히는 듯했지만 ‘토렌트’ (Torrent) 등의 P2P파일 공유 사이트를 통해 어둠의 경로(?)를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세계적 영화정보 웹사이트인IMDB에서 평점 8.1점의 평가를 받는 등 극장종영 이후에서야 뒤늦은 찬사를 받게 되었다. 개봉 당시엔 전혀 주목 받지 못하다가 종영 후 DVD와 불법 경로를 통해서 전세계 SF영화팬들에게 알려지는 등 특수효과나 액션 등도 없이 오로지 이야기의 힘만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시나리오만큼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도 놀라운 영화인 <맨 프럼 어스>, 드디어 오는 9월 국내에 개봉될 예정이며 영화를 본 관객에게 상식과 선입견, 논리와 설복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대담하고 인상적인 서사로 기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