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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아이스

Musta jää Black Ice

2008 핀란드 청소년 관람불가

범죄, 멜로·로맨스 상영시간 : 104분

개봉일 : 2009-04-23 누적관객 : 3,871명

감독 : 페트리 코트비카

출연 : 우티 마엔파(사라) 리아 카타야(툴리) more

  • 씨네216.80
  • 네티즌7.32

나는 날마다 남편의 애인을 만난다!

나는 날마다 남편의 애인을 만난다

남부러울 것 없이 행복하다고 믿었던 마흔 번째 생일날. 중년의 산부인과 의사 사라는 건축가이자 교수인 남편 레오의 외도를 눈치채고 만다. 혼란에 빠진 아내는 상대가 그가 가르치는 학생 툴리라는 사실을 알아내고는 그녀의 주위를 맴돌기 시작한다. 아내는 툴리가 사범으로 일하는 태권도 도장에 가명 크리스타로 다가가 친절을 베풀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수 없어 외로운 툴리는 사라의 정체를 모른 채 내밀한 이야기도 나눌만큼 마음을 연다. 어느 새 친구가 된 두 여자. 남편과의 애정 행각을 직접 들으며 겉으론 웃으면서도 분노와 질투를 애써 억누르던 아내는 오늘도 그녀를 만나러 나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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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별점 (5명참여)

  • 3
    김도훈허투루 미끄러지기만 한다
  • 6
    박평식시퍼렇게 얼고 시퍼렇게 부서져요
  • 7
    이용철차가운 땅, 살얼음 같은 관계, 서늘한 시간 그리고...
  • 8
    황진미긴장이 터질 듯한 최강 심리스릴러. 결말만 좀 아쉽다
  • 10
    유지나에로 스릴러 역사를 다시 쓴다. 멋지고 기차다!
제작 노트
제58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최고의 화제작!
에로틱 심리 스릴러 <블랙 아이스> 드디어 한국 상륙!


제58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블랙 아이스>는 핀란드의 아카데미라 불리는 Jussi Awards 작품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등 5개 부문을 석권하며 일찌감치 그 작품성을 인정 받은 수작이다. 신예 감독 ‘페트리 코트비카’를 세계적인 감독의 반열에 올려 놓은 <블랙 아이스>는 작품 구상에서 완성까지 6년이 걸린 역작으로 평단과 세계 영화제의 격찬이 끊이지 않았다. <블랙 아이스>는 남편의 숨겨진 정부(情婦)의 존재를 알게 된 한 여자의 치밀한 복수를 다룬 에로틱 심리 스릴러. 북유럽 핀란드의 설원을 배경으로 하는 <블랙 아이스>는 유혹에 노출되기 쉽고, 불안정한 사랑을 하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애정 심리를 농밀하게 다루며 순도 높은 스릴러의 묘미를 보여준다.
사랑과 신뢰가 흔들렸을 때 어떤 결과가 초래 되는지 보여주고자 했던 감독은 ‘불륜’에 관한 자신만의 독특하고 세련된 연출력으로, 시종일관 팽팽한 긴장감이 흘러 넘치는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사랑과 배반의 아픔, 집착과 복수를 ‘섹스’라는 적나라한 프리즘을 통해 보여주는 <블랙 아이스>는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각본, 누구나 알고 싶어 하는 남녀 간의 애증 심리, 절제된 감정 속에 배어 있는 발칙한 대사와 과감한 노출로 관객들에게 올해 최고의 에로틱 심리 스릴러를 선사한다. 여기에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첼로 메탈 밴드 ‘아포칼립티카’가 선사하는 매혹적이고 정열적인 첼로 음률은 영화의 긴장감을 더욱 배가 시키며 관객들의 눈과 귀를 단번에 사로잡는다.

감독이 밝히는 <블랙 아이스>의 출발점
‘남편의 연인과 친해지기 위해 가면을 쓴 여자’


<블랙 아이스>는 이미 유수 영화제에서 인정 받았듯이 완벽한 시나리오와 연출, 배우들의 환상적인 호연이 어우러져 품격 있는 영화로 완성되었다. 남편의 외도를 눈치 챈 아내가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남편의 여자를 찾아가 겪게 되는 갈등과 질투, 복수를 그리고 있다.

남편의 연인과 친해지기 위해 가짜 정체성을 만든 여자. 감독이 밝히는 <블랙 아이스>의 출발점은 이것이었다. 사실 아내만 정체를 숨기고 가면을 쓴 것이 아니다. 충실한 가장인 척하고 아내를 속인 사람은 바로 남편이다. 남편의 거짓이 아내의 거짓을 낳고, 그 거짓이 또 다른 사람들의 거짓을 낳다가 점점 더 위험한 파국으로 치닫고 만다. <블랙 아이스>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거짓말이 반복되다 보면 그 결과가 어디로 우리를 이끌지 보여주려 한다.

사회학자 어빙 고프만(Erving Goffman)은 인간의 다양한 역할을 ‘사회적 가면'이라 했다. 인간은 그가 처한 위치,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가면’을 쓰고 외부세계와 관계를 맺는 변화무쌍한 존재다. 후반에 이르러 남편의 연인까지 변장을 하게 되고, 모든 인연이 시작되는 장소 역시 가면 무도회장 이다. 가면 뒤 억눌러진 욕망을 분출하기 위해 가면 무도회 같은 익명의 공간을 오용한 대가는 쓰디 쓰다. ‘가면(假面)’이라는 외피를 두룬 채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현대인에게 있어 ‘가면을 벗는 행동’에 대해 다시금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 바로 <블랙 아이스>인 것이다.

순백의 설원에서 펼쳐지는
고품격 에로틱 심리 스릴러의 우아한 냉혹


순결한 사랑과 신뢰로 남은 인생의 수많은 희로애락을 함께 이겨나가는 것이 남녀 사이다. <블랙 아이스>는 사랑과 신뢰가 흔들렸을 때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 고찰한 영화다. 페트리 코트비카 감독은 이미 안방극장의 단골손님인 ‘불륜’을 익숙한 드라마 화법 아닌 자신만의 독특하고 세련된 연출로 표현하고 있다. 대체로 주인공 관점에서 극을 해석하고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블랙 아이스>는 자기중심적으로 세계를 보는 방식이 편향된 극작술(劇作術)이라고 말한다.

비록 이 영화의 인물들이 올바른 선택을 하지는 않지만, 감독은 관객들이 인물들 각자에 증오나 편견을 버리고 동일시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래서 주요 캐릭터 세 명의 관점에서 1인칭 산문처럼 이야기를 쓰고 배우들과의 충분한 리허설을 거쳐 이를 토대로 시나리오 작업을 완수했다. 피 한 방울 흐르지 않지만 시종일관 터질 듯한 긴장이 흘러 넘치는 심리 스릴러로 완성될 수 있었던 것은 그 덕분이다. “감독은 가장 독특한 연애의 삼각관계를 이루는 세 캐릭터에 대한 밀도 높은 집중을 유지”(할리우드 리포터)해내면서 팽팽한 긴장들 사이의 완충 역할로 노련하게 유머를 구사했다.

한문 ‘바람 풍(風)’이 남편과 내연녀의 연결고리가 되는 점, 우연히 남자의 집에 갔다가 여동생을 아내로 착각한 점을 비롯해 결말로 갈수록 <블랙 아이스>에는 갖가지 복선과 암시가 치밀하게 얽혀 영화 보는 내내 재미를 더한다. 집을 만드는 남편의 직업이나 아이를 태어나게 하는 아내의 직업 또한 가족에 대한 풍부한 은유와 아이러니를 제공한다. 고도로 절제된 대사, 표정이나 풍경 등을 통한 인상적 감정 표현, 첼로 메탈 밴드 ‘아포칼립티카(Apocalyptica)’의 매혹적인 OST는 영화 전편에 시청각적 강렬함과 더불어 남다른 품격을 부여했다.

당신의 애인, 당신의 남편은 안녕한가?
사랑! 독점할 수 없다, 다만 쟁취하는 것일 뿐이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안심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나이가 들면서 욕망이나 존재 증명에 대한 갈망도 함께 쇠락해간다면 얼마나 좋으랴.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한 언론보도에 의하면, 40대 기혼남성의 10명 중 9명이 무엇을 하고 싶은가, 라는 질문에 ‘연애’라고 답했다고 한다.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듯이, 사랑은 이제 ‘쟁취’하는 것이 되었다. 불행한 사랑의 피해자나 가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결혼을 앞둔 커플, 권태기를 맞은 부부뿐 아니라 모든 남녀가 과신과 집착을 버리고 지혜로워질 필요가 있다.

<블랙 아이스>에서도 아내는 자기 부부만은 여느 커플과는 다르다고 믿었다. 언제나 신혼처럼 살아간다는 자부심으로 마흔을 맞은 아내에게 남편의 외도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었다. 배신감에 사무친 아내는 모른 척 남편의 여자에게 접근했다가 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알고 보니 남편은 “연애는 생활의 활력소이자 비타민”이라고 주장이라도 하듯 결혼 생활 내내 한 눈을 팔아온 위인이었던 것.

그가 어떻게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단 말인가? 질투에 몸을 떨고 분노로 어쩔 줄 모르던 아내는 염치 없는 두 남녀에게 복수를 결심한다. 다행히 아내는 자기애 강하고 똑똑한 여자여서 열살 이상 차이 나는 젊은 라이벌의 탄력 있는 몸을 훔쳐보며 본능적 좌절감에 빠질지언정 공연한 자책감에 사로잡혀 자포자기 하지는 않았다. 원인을 찾는답시고 자기 탓이나 남 원망을 하지도 않고, 내 남자는 차도 내가 찬다고 담담하게 계획을 밀고 나가는 아내. 그녀는 과연 원하는 것을 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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