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프랑스 여인이 호주를 여행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한다. 후유증으로 그녀는 서서히 시력을 잃어가고, 삶의 의욕 또한 시들어버린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참석한 ‘선인장 애호가 모임’에서 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보지 못했던 로버트를 만난다. 그리고 그 만남으로 그녀와 로버트의 삶은 예기치 못한 변화를 겪게 되는데… 서정적인 화면 사이에 끼어드는 독특한 시각효과, 서구 고전음악의 적절한 사용, 그리고 식물에 관한 상징 등 <선인장>에는 폴 콕스 감독 영화의 특징이 고스란히 살아있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를 빛나게 하는 것은, 서로의 아픔과 육체적 불행을 딛고 세상을 ‘보는’ 방법을 함께 배우는 두 인물이다. 7-80년대 프랑스의 대표적인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의 연기와, 센티멘탈리즘에 빠지지 않으면서도 따뜻한 감독의 시선이 돋보이는 작은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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