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명의 남자와 한 여자, 복잡한 사랑 방정식
대학원생 캐롤리나는 비 오는 날 우연히 알렉스라는 중년 남성을 만나 그에게 반하고 만다. 이탈리아로 휴가를 떠난 두 사람은 육체적인 관계로 발전하지만, 여행 마지막 날 알렉스는 캐롤리나에게 이별을 통고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처음 만났을 때처럼 우연히 체코에서 재회하고 다시 만남을 이어간다. 캐롤리나는 알렉스가 그의 첫 여자인 패트리샤와 함께 있는 모습을 봤지만 개의치 않는다. 잘 지내던 캐롤리나와 알렉스 앞에 알렉스의 옛 친구 토마스가 등장하고 두 사람이 동성애 관계였다는 것이 밝혀진다. 또 한 번 상처를 받은 캐롤리나는 알렉스와의 관계를 정리한다. 한편 알렉스는 토마스와 함께 영국으로 떠난다.캐롤리나는 알렉스에게 받은 상처를 달래기 위해 유부남인 ‘자밀’ 수상과 농부인 ‘마르케’, 어릴 적 첫사랑인 사촌형제 ‘혼자’ 등 여러 남자를 만나지만 한곳에 정착하지 못한다. 계속 상처를 받으면서도 알렉스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던 캐롤리나는 또 다시 우연히 알렉스와 재회한다. 이번에는 드디어 그에게 청혼을 받고 기쁜 마음으로 결혼을 준비하지만 결혼 직전, 그녀의 앞에 다시 나타난 토마스는 이 결혼이 알렉스의 수작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패트리샤와 함께 있는 알렉스를 보여준다. 결국 알렉스와 함께하기를 원했지만 너무 많은 상처를 받은 캐롤리나는 그와 영원히 헤어지기로 한다. 캐롤리나는 혼자 남게 됐지만 그렇게나 원했던 알렉스를 놓음으로써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마음을 얻는다.
동영상 (1)
- 제작 노트
-
여자로 태어나 악녀가 돼 가는 여자의 이야기more
정치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이면서 저널리스트인 ‘캐롤리나’는 남성들을 대상으로 의자에 앉는 자세만으로 상대방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열띤 강의를 하고 있다. 소설 [피아노 치는 여자(1983)]의 작가 ‘엘프리데 옐리네크’에 관한 논문을 준비하는 그녀는 비오는날 중년 남성 알렉스를 만난다. 옐리네크가 활동한 나라 오스트리아의 피가 섞여 있는 알렉스에게 호감을 느끼고 이내 연인으로 발전한다. 아니 연인처럼 보인 둘은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하고 곧 헤어진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캐롤리나는 그동안 알지 못했던 자신에게 내재된 욕망을 발견한다. 이제 남성들을 향해 자신있게 강의하던 그 모습 그대로 남성들을 지배하고자 한다.
체코의 여성 감독 이레나 파블라스코바의 세번째 장편 영화
이레나 파블라스코바는 이제 세 번째 장편을 선보인 신인급 감독이지만 데뷔작은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1993년 데뷔작 <시종의 시간(Cas sluhu, 1989)>은 칸느영화제에서 특별언급되었고, 몬트리올 국제영화제의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다. 의학을 전공하는 여주인공이 애인과 헤어진 뒤 남자들과의 관계에서 지배적이고 적극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담고 있는 이 영화는 <나쁜여자 길들이기>와 기본 이야기 구조는 유사하다. 하지만 14년 세월 동안 삶을 바라보는 여유와 유머가 <나쁜여자 길들이기>에 풍부하게 담겨있다. 또한 감독의 영화에 모두 출연한 남자 배우 ‘카렐 로드’ 역시 훌쩍 성장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여성감독의 시선이 비친 전형적인 남성의 모습을 절제된 연기에 담아 표현하고 있다. 알렉스 역을 맡은 ‘카렐 로든’은 지금은 헐리우드에서도 화려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베테랑 연기자이다. 최근 <미스터빈의 홀리데이(2007)>를 비롯하여 <본 슈프리머시(2004)>, <헬보이(2004)>, <블레이드2(2002)> 등에 비중 있는 조연으로 출연하였다.
네 명의 남자와 한 여자
캐롤라인은 알렉스와 헤어진 뒤 각기 다른 세 남자를 만난다. 알렉스는 사랑의 상처를 남겼지만 자신에게 내재된 욕망을 일깨워주기도 했다. 비행기에서 우연히 만난 자밀 수상은 보여지는 것과 달리 사석에서 매우 유쾌한 사람이며 캐롤라인도 적극적으로 그에게 접근한다. 시골 청년 ‘마르케’는 도시 생활에만 익숙한 그녀에서 농장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면 알렉스로부터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게끔 도와준다. 그리고 어릴 적부터 항상 첫사랑이라 여겨온 사촌형제 ‘혼자’는 언제든 자신이 필요할 때 나타나 도와주는 좋은 친구이다. 이들과의 만남에서 캐롤리나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 선택한다. 알렉스와 있을 때는 그에게 이끌려 다녔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하지만 알렉스가 다시 나타나 청혼하자 그녀는 모든 남자들을 뿌리치고 그에게로 돌아간다.
엘프리네 옐리네크의 [피아노 치는 여자]와 캐롤라인
영화의 시작과 끝에 ‘엘프리데 옐리네크’ 이름이 나온다. 캐롤라인과 알렉스의 대화 중에 캐롤라인이 준비하고 있는 논문 주제가 ‘엘프리데 옐리네크’이고 그녀의 대표작 [피아노 치는 여자]가 <피아니스트>라는 영화로 나왔다는 내용이 있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대사는 ‘엘프리데 옐리네크’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고 자신이 쓴 논문은 책으로 출발되었다는 내용이다. ‘엘프리데 옐리네크’라는 이름이 영화에 언급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피아노 치는 여자]에서 여성의 드러낼 수 없는 욕망과 사랑의 상처, 그리고 충격적인 변신은 <나쁜여자 길들이기>와 분명한 연결점을 찾을 수 있다. ‘엘프리데 옐리네크’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여류 작가로 2004년 노벨 문학상 수상했다. 대표작인 [피아노 치는 여자(1983)]는 마하엘 하네케 감독에 의해 영화화 되었고, 영화 <피아니스트(2001)>가 칸느영화제에서 남녀주연상과 심사위원대상을 휩쓸며 더욱 유명해졌다. <나쁜여자 길들이기>에서 캐롤라인은 작가에 관한 논문을 썼고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타자 책으로 출판되는 행운을 누리게 된다.
동유럽에서 서유럽까지, 체코, 이탈리아, 영국 로케이션
영화 초반부에 캐롤라인과 알렉스는 이탈리아 휴양지로 훌쩍 떠난다. 둘만의 달콤한 시간을 기대했던 캐롤라인은 알렉스의 새로운 모습을 알게되면서 점점 마음이 멀어진다. 외국인들 틈에 둘러싸인 자신을 버려두고 친구들과 어울리기에 급급한 알렉스, 집에서는 잠자리를 거부하고 바닷가, 야외에서 격렬한 정사를 요구하는 알렉스, 그는 이방인이나 다름없다. 이탈리아에서 헤어진 둘은 런던에서 다시 만나지만 이탈리아 보다 낯선 곳이 돼버린다. 알렉스는 첫사랑인 패트리샤와 함께 살고 있기 때문이다. 캐롤라인은 비오는 런던의 우울한 기억만 남긴 채 체코로 돌아온다. 체코는 활기찬 도시와 한적한 시골이 대조를 이루며 삶의 기복을 공간으로 표현한다. 각각의 나라가 주는 이미지는 주인공 심경의 변화와 함께 변화한다. 스튜디오 촬영이 아닌 로케이션을 선택하므로서 캐롤라인에게 보다 쉽게 동화될 수 있다. 나아가 감독은 유럽을 벗어나려했는지 모른다. 마지막으로 청혼을 거절 당한 알렉스는 티벳에서 캐롤라인에게 매일 전화를 건다. 티벳은 깨달음의 나라이다. 몸이 멀어질수록 마음은 더 가까워지는 두 사람은 아이러니를 통해 성숙하고 있다.
-
각본
이레나 파블라스코바
-
제작
슬림플라이 시네마
-
배급
CNS 엔터테인먼트
-
수입
CNS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