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린에게 인생은 행복한 것이 아니다. 어릴 적 부모에게 학대와 미움을 받았던 그녀는 어른이 되면서 현실을 탈출할 방법을 찾는다. CB 무선 라디오에서 ‘달링’이라는 대화명으로 트럭 운전수들의 말상대가 되어주던 중 그녀를 어딘가 멀리로 데려가 줄 멋진 트럭 운전수를 만난 것. 그러나 그녀가 찾은 것은 최악의 악몽-술에 절어 학대하는 남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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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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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린에게 세상은 녹록치 않다. 원치 않는 임신으로 태어난 이 소녀에게 가정은 안온한 안식처가 아닐뿐더러 그녀의 볼품없는 외모는 사람들의 놀림거리가 되기 일쑤다. 두 오빠의 어이없는 죽음 후 카트린에 대한 부모의 적대감은 더욱 심해진다. 갑갑한 시골 마을에서 빵가게 주인인 클레 부인만이 그녀를 이해해주고 아껴주는 유일한 사람이지만 부모의 반대로 그녀와의 인연도 계속되지 못한다. 가혹한 세상에서 카트린은 고속도로를 달리는 트럭의 속도와 소음, 불빛을 바라보며 현실로부터의 탈출을 꿈꾼다. 그리고 우연히 알게 된 트럭운전사들의 무선통신을 통해 마치 운명처럼 한 남자를 만난다. 그녀는 동화 같은 만남과 뒤이은 결혼이 답답한 현실에서 자신을 구원하여 멋진 곳으로 데려가리라 믿는다. 하지만 카트린이 도착한 곳은 꿈조차 꿀 수 없게 만드는 피폐한 현실이다. 포악하고 무능력한 남편을 참아내야 하고 두 아들을 키우기 위해 자신을 억누르며 가족의 살림을 챙겨야만 한다. 그리고 그녀 역시 원치 않는 세 번째 임신으로 딸을 낳는다.more
프랑스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꿈꾸는 소녀의 힘겨운 성장담이자 여성을 옭아매는 현실에 대한 우화를 거침없는 영상과 강렬한 개성으로 표현한다. 소녀의 삶은 동화처럼 새로운 반전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굴레 안에서 대물림되는 가난과 비극의 운명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다. 욕망과 현실의 괴리는 선택받지 못한 한 여성의 몸과 마음에 상처를 내면서 천진했던 소녀를 괴물로 만든다. 성장영화의 스테레오 타입이나 멜로드라마의 정서를 거부하는 이 영화는 깨어진 환상을 현실로 조립하면서 여성 운명 순환의 딜레마를 냉정히 응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