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2002년 작품 <10>은 한 대의 자동차 안에서 일어나는 열 번의 대화를 보여주었다. 단순한 영화적 형식과는 달리, 비좁은 자동차 안이라는 영화적 공간은 바깥 세상의 일로 가득한 복합적인 공간이었다. 이제 그로부터 4년이 흘렀다. <10>의 여주인공이었던 마니아 악바리는 그 속편을 찍는다. 이번에도 그녀는 자동차를 몰고 나선다. 하지만 한 가지 상황이 바뀌었다. 그녀는 암으로 투병 중이다. 항암치료로 인해 머리카락은 다 빠졌고, 운전을 계속하기가 힘에 겨울 정도로 쇠약해졌다. 이제 그녀의 자리는 운전석에서 뒷자리로, 그리고 신선한 공기를 쐬기 위해 산으로, 병원으로 이동해간다. 그녀는 병마와 싸우면서 자신의 삶과 주변사람들의 삶에 대해 성찰한다.
영화 <10+4>는 키아로스타미의 <10>의 속편이라기보다는 그에 대한 뒷이야기에 가깝다. <10>이 다큐멘터리의 스타일을 지닌 픽션인 모큐멘터리였다면, <10+4>는 픽션의 세계가 현실 속으로 들어온 다큐멘터리라고 할 수 있다. 마니아 악바리는 전작인 <10>을 의식하면서도 시시각각 자신의 몸을 갉아먹는 암이라는 현실을 지울 수 없다. (김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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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0+4>는 키아로스타미의 <10>의 속편이라기보다는 그에 대한 뒷이야기에 가깝다. <10>이 다큐멘터리의 스타일을 지닌 픽션인 모큐멘터리였다면, <10+4>는 픽션의 세계가 현실 속으로 들어온 다큐멘터리라고 할 수 있다. 마니아 악바리는 전작인 <10>을 의식하면서도 시시각각 자신의 몸을 갉아먹는 암이라는 현실을 지울 수 없다. (김병철)